부동산 PF 잔액 133조…증권사 연체율 17.3% 달해
은행 0.23%, 저축 4.61%, 보험 0.73%, 여전 3.89%, 상호 1.12%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잔액이 올해 상반기 13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업권에서 PF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의 경우 연체율이 약 17.3%에 달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2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주요 금융지주, 정책금융기관 등과 함께 '제3차 부동산 PF 사업정상화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최근 부동산 PF 시장 상황을 이같이 공유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총 133조1000억원으로 1분기 대비 1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말 92조5000억원이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2021년말 112조9000억원, 2022년말 130조3000억원, 2023년 3월말 131조6000억원 등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체율은 6월말 기준 2.17%이다. 2020년말 0.55%, 2021년말 0.37%이던 부동산 PF 연체율은 2022년말 1.19%, 2023년 3월말 2.01% 등으로 급증한 바 있다.
업권별로 보면 증권사의 연체율이 6월말 17.28%로 3월말보다 1.40% 증가했다. 증권사의 PF 연체율은 2021년말 3.71%에서 2022년말 10.38%로 뜀박질한 후 올해 3월말 15.88% 등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대출잔액이 6월말 기준 5조5000억원으로 다른 업권에 비해 적은 편이기는 하지만 연체율 자체가 심각한 수준이어서 증권사의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가 특히 큰 상황이다.
저축은행도 부동산 PF 연체율이 3월말 대비 0.54%포인트 증가하며 6월말 4.61%에 달했다. 대출잔액은 10조원이다.
6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잔액이 26조원인 여신전문금융사의 연체율은 3.89%로 집계됐다. 3월말 대비 0.31%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전 업권에서 유일하게 연체율이 감소했다.
보험은 대출잔액이 43조7000억원으로 전 업권에서 부동산 PF 대출 규모가 가장 컸지만 연체율은 6월말 0.73%로 3월말 대비 0.07%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호금융은 대출잔액이 4조8000억원으로 전 업권에서 가장 적지만 연체율이 3월말 0.10%에서 6월말 1.12%로 1.03%포인트나 뛰었다.
은행의 경우 6월말 기준 대출잔액은 43조1000억원에 달했지만 연체율은 0.23%에 불과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연체율이 증가추세이기는 하지만 증가폭은 크게 둔화된 만큼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금융위는 "6월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3월말 대비 0.16%포인트 상승했지만 상승추세는 크게 둔화돼 금융 전반에 대한 위험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고 전했다.
이어 "증권사 연체율도 전분기말 대비 1.40%포인트 상승했지만 1분기 5.20%포인트 상승한 것과 비교해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며 "연체된 대출 규모는 9000억원으로 증권사 자기자본 78조2000억원 대비 1.2%에 불과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참석자들은 고금리 상황 지속, 공사원가 및 안전비용 상승 요인 등으로 부동산 PF 시장 불안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지속적인 관찰·관리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대주단·시행사·시공사 등 PF 사업장 이해관계인들이 우선적으로 정상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데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과 전 금융권이 마련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을 통해 금융지원을 받는 정상화 사업장은 152개로 늘었다.
앞서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지난 4월 14년 만에 PF 대주단 협약을 부활시키고 PF사업장 3600곳에 대한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채권 재조정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8월말 기준으로 총 187개 사업장에 대해 PF 대주단 협약이 적용됐으며 이 가운데 152개 사업장에서 기한이익 부활, 신규자금지원, 이자유예, 만기연장 등의 금융지원을 통한 정상화·연착륙이 진행 중이다.
사업성이 없거나 시행사 및 시공사와 대주단 간 공동 손실분담이 부족한 35개 사업장은 공동관리 부결 및 경·공매를 통한 사업장 정리가 진행됐다.
사업 진행단계별로는 브릿지론이 144개로 전체 협약 중 77.0%를 차지해 본PF 대비 이해관계자 간 조정 필요성이 큰 브릿지론에 대주단 협약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었다고 금융위는 전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44개, 서울 24개, 인천 16개 등 수도권 84개와 지방 103개에 협약이 적용됐다. 용도별로는 주거시설 114개, 상업시설 25개, 산업시설 22개, 업무시설 16개, 기타시설 9개, 숙박시설 1개 등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달 중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1조원 규모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 조성·추진 현황도 점검했다.
김 부위원장은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방안을 관계부처, 기관 및 금융업권과 긴밀히 협의해 이달 말 정부합동 주택공급확대 관련 대책에 포함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PF 대주단과 시행사는 단순한 만기연장이 아닌 냉철한 사업성 평가에 기반한 PF 사업장의 사업성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금융기관은 사업성이 있는 PF 사업장에는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충분한 자금을 공급해주고 위험관리 차원에서 대손충당금 적립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시공사도 준공리스크와 자사의 유동성 상황을 감안해 자금조달계획을 엄밀히 점검하고 대주주와 경영진의 책임 하에 필요시에는 사업장 구조개선이나 자산매각 등을 통한 자구노력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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