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슴 뜨거워지는 42.195km..'1947 보스톤'의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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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불가능한 감동은 아니지만, 그 예상을 뛰어넘는다.
어마어마한 실화의 힘을 바탕으로 가슴이 뜨거워지는 '1947 보스톤'이다.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
이들의 여정을 그린 '1947 보스톤'은 실화의 힘을 바탕으로 42.195km를 감동으로 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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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토너 '손기정'은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지만, 기미가요가 울려 퍼지는 시상대에 오른 그는 수치심에 화분으로 가슴에 단 일장기를 가린다. 하루아침에 민족의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일제의 탄압으로 달릴 기회를 잃게 된다.
광복 이후 1947년 서울, 마라톤 유망주 '서윤복'은 제2의 '손기정'으로 촉망받는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가 처한 현실에서 돈도 안 되는 달리기는 사치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손기정'에게 직접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 출전을 제안받고 고심 끝에 태극마크를 단 첫 번째 선수가 되기로 결심한다.
목표는 단 하나다. 일본에 귀속된 베를린 올림픽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새기고 달려보자는 것. 대한의 마라토너들은 오직 열정과 애국심만 가지고, 미국 보스톤으로 향해 잊을 수 없는 여정을 시작한다.
해방을 맞이한 기쁨도 잠시, 한국은 미군정 하에서 미래가 불투명할 뿐이다. 일장기에서 벗어났더니 성조기가 장악해버린 상황. "코리아(KOREA)는 어디에 있는 나라냐", "일본어를 쓰냐. 중국어를 쓰냐"라는 질문을 받는 상황 속 우리를 알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그저 달리는 것뿐이다.
'수치심'에 일장기를 가렸던 '손기정'과 '책임감'으로 태극기를 달고 뛰고자 하는 '남승룡'과 '서윤복'. 이들의 여정을 그린 '1947 보스톤'은 실화의 힘을 바탕으로 42.195km를 감동으로 질주한다. 특히 마지막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이르러서는 숨 쉬는 것도 잊을 정도로 빨려 들어가게 되고, 결승선을 앞둔 역주는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누군가는 뻔하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국민들의 울분을 등에 업고 달리는 듯한 '서윤복'의 마지막 스퍼트가 선사하는 감동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 특히 배우들의 열연도 감동의 큰 몫을 차지한다. '손기정' 역의 하정우가 묵직하고, 유연하게 극의 중심을 잡는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연기를 보여주는 것은 역시 임시완이다.
임시완은 실존 인물인 '서윤복'으로 변신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고, 그 노력은 관객들의 몰입도를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단한 정신력으로 극한의 상황을 이겨내며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는 그의 모습을 응원하지 않을 길이 없다. 임시완은 2019 손기정평화마라톤대회 10km 코스에 참가하는 등 실존 인물과의 싱크로율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다만, 다소 과장된 연출과 곳곳의 과한 음악 사용이 촌스럽게 느껴지는 점은 아쉽다. 3년의 기다림 끝 추석 개봉은 신의 한 수로 작용할 수 있을까. 경쟁작들에 비하면 가족들이 편한 마음으로 관람하기에 안성맞춤인 영화로 보인다. 오는 27일 개봉.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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