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신진서·최정, 금 3개 싹쓸이 도전[항저우, 주목 이 선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채택된 바둑은 당시 세계 무대에서 강세를 보이던 중국 바둑이 안방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다분했다. 하지만 중국은 바둑에 걸려 있던 금메달 3개를 모두 한국에 내주며 체면을 구겼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올해 다시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바둑이 포함됐다. 금메달은 13년 전처럼 똑같이 3개가 걸렸다. 다만 중국이 한국을 의식한 듯 세부 종목은 조금 바뀌었다. 그래도 한국의 목표는 여전히 금메달 3개다. 남녀 바둑의 압도적인 세계 최강, 신진서 9단(23·왼쪽 사진)과 최정 9단(27·오른쪽)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의 세부 종목은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 여자 단체전의 3개다. 13년 전에는 남자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 혼성 페어였는데 혼성 페어가 없어지고 남자 개인전이 신설됐다. 혼성 페어가 없어진 것은 결국 신진서와 최정을 강하게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남녀 바둑 1인자들이 혼성 페어에서 호흡을 맞추면, 금메달을 한국이 가져가는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종목이 바뀌어도 한국 바둑의 금빛 전선은 흔들리지 않는다. 신진서는 이번 대회에서 박정환 9단과 함께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출전해 2관왕에 도전한다. 신진서를 막을 수 있는 중국 기사는 현시점에 없다. 중국은 남자 개인전에 커제 9단과 양딩신 9단이 나서는데, 두 기사 모두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남자 단체전은 중국이 가장 해볼 만한 종목으로 꼽고 있다. 신진서에게는 확연히 밀리지만, 그 외 한국 기사들을 상대로는 중국이 크게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1승 카드를 보유한 한국이 전체 판도를 유리하게 끌고갈 수 있다.
최정은 여자 단체전을 이끄는 대들보다. 최정이 여자 바둑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신진서가 남자 바둑에서 차지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 118개월 연속 국내 여자 바둑랭킹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최정은 중국 루이나이웨이 9단 이후 세계 바둑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여자 기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김은지, 오유진 9단, 김채영 8단 등 함께하는 동료들도 만만치 않아 중국의 도전을 충분히 잠재울 것으로 예상된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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