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축소 6·25전쟁사 교육 사관학교서 대폭 강화…“北정권 실체 이해”[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시간 크게 늘리고 이수학점 확대…“대한민국 위협 北 정권 실체 이해”
ROTC 후보생도 임관 전 필수 수강…국가관 내재화 對敵觀 정립
육사 “6·25전쟁사 100% 이수”…군인정신 확립 위해 교과과정 개정
육·해·공군 각군 사관학교가 새 학기를 맞아 생도들이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을 키우도록 하고 있다.
국군의 중추이자 호국의 간성인 육·해·공군 사관생도의 ‘6·25전쟁 제대로 알기 교육’이 대폭 강화된다. 문재인 정부 때 육군사관학교(육사) 6·25전쟁사 등 세 과목을 선택과목으로 축소·변경했지만, 윤석열 정부들어 내년부터 공통필수 과목으로 전환하는 데서 나아가 해·공군, 육군3사관학교, 학생군사교육단(ROTC) 후보생들까지 6·25전쟁사 교육 시간을 늘리는 등 교육을 크게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관생도들이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을 내재화하고, 확고한 대적관을 정립해야 한다는 각 학교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며 “ 6·25전쟁을 정확하게 교육해 생도들의 군인정신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북한정권과 북한군으로부터 다시 침략당하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지켜내겠다는 목표를 생도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문 정부 때 국방백서에서 ‘북한=주적’ 개념을 삭제하고, 사관학교 등에서 대적관(對敵觀) 교육을 크게 약화시킨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분석된다.
◇육사 6·25전쟁사 100% 이수하도록 방침 정해
육군사관학교(육사)는 선택과목이던 ‘6·25전쟁사’ 등 세 과목을 2024년부터 ‘공통필수’ 과목으로 전환하기로 밝힌 바 있다. 그동안 6·25전쟁사가 담긴 과목들은 해당 전공자만 선택 수강하면 되는 ‘전공필수’였는데, 이제는 모든 생도가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졸업할 수 있게 됐다. 2019년 교육과정에서 전환된 지 4년 만에 원상 복구된 셈이다. 육사는 3개 과목의 총 학점을 9학점에서 10학점으로 늘렸다. 육사 관계자는 “책무성 교육 비중 확대와 미래전에 대비한 역량 함양을 중점으로 2024 교육과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육사는 교과과정을 개편해 모든 생도가 ‘6·25전쟁사’ 과목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했다. 육사 출신 장교 모두 전쟁사를 학습해 제대로 된 역사관을 확립시키겠다는 것이다. 2019 교과과정에서는 군사학 4개 전공 중 한개 전공의 필수과목이다 보니 타전공 생도들이 ‘6·25전쟁사’를 거의 선택하지 않아 생도 전체적으로 선택비율이 25% 정도에 그쳤다. 물론 4학년때 해당과목이 시작되어 올해 초 졸업한 79기 생도들은 작년 후반기 보충교육으로 전원 6·25전쟁사 과목을 이수했다. 내년부터 공통필수로 전환되는 과목은 ‘6·25전쟁사’ ‘북한학’ ‘전쟁과 전략’ 등 3개다. 세부적으로 육사 생도들은 ‘6·25전쟁사’로 북한의 남침이 어떤 상황에서 이뤄졌는지 배우고, ‘전쟁과 전략’ 과목을 통해 북한이 침략했을 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어떻게 지킬지 전략·전술을 익힌다. ‘북한학’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김정은 정권의 실체에 대한 이해다.
올해 입학생까지 ‘2019 교육과정’을 적용해야 하지만 ‘2024 교육과정’ 개편에 앞서 작년 후반기부터 ‘6·25전쟁사’와 ‘전쟁과 전략’ 과목을 이미 공통필수 과목으로 전환해 교육 중이다. 2019 교과과정을 적용받는 현재 4학년 생도 중 ‘북한학’ 과목을 미수강했다면 총 30시간의 집중 보충교육을 받아야 한다. 육사 관계자는 “올바른 국가관·안보관·역사관이 내재화되고 과학기술 강군을 이끌어 갈 융합형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사 6·25전쟁사 교육시간 2배 이상 늘려
공군사관학교(공사)는 올해부터 전쟁사 교육에서 6·25전쟁사 교육시간을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기존 8시간이던 6·25전쟁사 교육시간이 올해 2학기부터 19시간으로 크게 늘었고, 내년 1학기부터는 22시간까지로 확대된다. 해당 과목에 부여된 학점도 8학점에서 9학점으로 조정됐다. 고경윤(소령) 공사 군사전략학과장은 “생도들이 미래 군 리더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군사 전문성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과거 전쟁사례 교훈과 현대전 양상 변화 등을 올바르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해군사관학교(해사)도 기존 군사학 선택과목이었던 ‘북한학’ 등 2개 과목을 모든 사관생도가 들어야 하는 필수과목으로 변경했다. 이에 더해 ‘한국사’ ‘충무공과 한국해군’ ‘해전사’ 과목에서 1주 2~3시간 진행되던 6·25전쟁사 교육을 최대 3주 9시간으로 늘렸다.
육군3사관학교(3사)도 기존에 선택과목이던 ‘북한정치론’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했고, 6·25전쟁사 내용이 포함된 ‘군사전략론’을 신설했다. 마찬가지로 졸업하려면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특히 기존 ‘전쟁과 전쟁법’ 과목을 6·25전쟁을 집중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6·25전쟁사’로 개편했다. 3사 관계자는 “지난해 사관학교 교육운영위원회 심의에 따라 국가관·안보관·역사관 교육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져 필수과목 재편성이 검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ROTC 장교도 6·25전쟁사 교육 필수…ROTC 교육과정 첫 도입
사관학교 생도뿐 아니라 학생군사교육단(ROTC) 후보생들도 임관 전 6·25전쟁사를 필수적으로 배우게 된다. 육군학생군사학교(학군교)는 이달부터 11월까지 각 학군단 내에서 6·25전쟁사 교육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학군교는 내년부터 해당 교육을 정식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전국 곳곳에 떨어져 있는 ROTC 후보생들도 6·25전쟁사를 반드시 배워야 장교가 될 수 있다. ROTC 교내 교육과정에 6·25전쟁사 교육이 도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없었던 6·25전쟁사 교육이 생겨난 배경에는 지난 1월 설립된 육군학생군사학교(학군교) 문무대연구소가 중심에 있다. 학군교는 지난해 4월 육군본부 직할부대로 지휘체제가 전환된 데 이어 다양한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문무대연구소를 발족했다.
학군교는 대적관 확립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에 맞춰 문무대연구소 주도로 6·25전쟁사 교육 관련 커리큘럼을 정립한 상태다. ROTC 후보생들은 교내에서 이뤄지는 교육 중 6·25전쟁사 내용을 학습하게 된다. 대학별 교육 편차를 최소화하도록 전쟁사 과목 교관 능력도 배양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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