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유치하라"…인바운드 여행 플랫폼 '쑥쑥' [긱스]
코로나19 시기에 발길이 뚝 끊겼던 외국인 관광객이 최근 다시 한국을 찾고 있습니다. 서울 명동, 홍대 인근도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입니다. 정부는 2023~2024년을 ‘한국 방문의 해’로 지정하고 202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국내 여행 플랫폼과 스타트업들도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인터파크트리플은 2028년까지 '인바운드 관광객' 500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죠. 한경 긱스(Geeks)가 외국인 관광객 모시기에 나선 국내 인바운드 여행 플랫폼들의 전략을 살펴봤습니다.
국내 여행 플랫폼들이 한류 등 K컬처와 결합한 관광 서비스를 내세우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한국의 트렌디한 장소를 중심으로 다양한 관광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트립, 인공지능(AI) 가이드 등을 결합해 차별화한 상품을 선보이는 인터파크트리플, K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등으로 무장한 마이리얼트립 등이 빠르게 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크리에이트립, 월 이용자 수 140만 돌파
크리에이트립은 틀에 박힌 한국 관광 코스가 아닌, 한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트렌디한 장소와 액티비티 등을 소개하는 게 특징이다.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맺고 편리한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40만 명을 넘어섰다. 크리에이트립은 대만·홍콩·일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한국 관광 필수 앱으로 떠오르고 있다.
크리에이트립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인의 삶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한복 대여’ ‘스튜디오 사진관 예약’ ‘치킨 배달’ 등 실제 한국인이 먹고 마시고 즐기는 방식을 재현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심도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크리에이트립 자체 데이터 분석 결과 ‘한복’과 ‘사진관’의 검색량과 관련 상품 거래 건수는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단순한 여행을 넘어 한국인과 같은 일상 체험을 원한다는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크리에이트립은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맛집과 카페, SNS 핫플레이스, 숨겨진 명소 등을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발행하며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근에는 관광 서비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 인기 많은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역직구 e커머스’ 서비스, 한국어학당 지원 중개 서비스 등도 선보였다. 지난달 기준 외국인 대상 약 2000여 개의 숙박 상품을 공개하고 예약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크리에이트립의 숙박 상품은 이른바 '가성비' 좋은 상품 위주로 구성해 이용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는 “트렌드가 급변하는 한국 시장에서 한국인이 즐기는 모든 것이 외국인에게는 새로운 여행 경험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선불카드 등 결제 수단 상품을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 및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신규 서비스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정 계층, 콘텐츠로 외국인 관광객 잡는 플랫폼들
특정 분야를 겨냥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 플랫폼도 늘고 있다. 코스모진은 외국인 VIP, 바이어 등의 의전 관광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공항 영접부터 호텔 숙박, 관광 가이드, 통번역 등 외국인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일어나는 다양한 활동에 맞춤 서비스를 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일괄 패키지 여행이 아니라 자유 개별여행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를 반영한 상품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최근 코스모진은 웨스틴조선서울과 함께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발자취를 경험할 수 있는 ‘더 베스트 방탄 투어’ 숙박·관광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를 잡은 'K팝'을 특화 상품으로 내놓는 플랫폼도 있다. 메이크스타는 글로벌 한류 팬을 대상으로 아이돌, 배우 등 한류 스타들의 활동을 크라우드펀딩 형식으로 응원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아티스트 음반 및 각종 MD 상품의 예약 판매부터 팬들이 자체적으로 하는 지하철 광고, 비공식 굿즈 등 원하는 프로젝트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메이크스타의 지난해 매출 479억원 중 70% 이상은 해외에서 발생했다. 최근 경기도 용인에 자체 물류센터를 짓고 해외 배송 자동화 시설을 갖추는 등 한류 팬들의 수요에 맞춰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2020년 설립된 에픽루트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국 전통문화와 연계된 관광 상품을 제공한다. 양조 체험과 접목한 숙박 서비스 ‘브루스테이’ 등 다양한 형태의 관광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전통주, 전통차, 전통식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면서 e커머스 분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인터파크, 마리트 등도 인바운드 사업 강화
대형 여행 플랫폼들도 인바운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인터파크트리플은 지난 6월 비전 선포 미디어데이를 열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숙박·레저 등에서 강점을 지닌 모기업 야놀자와 공연·문화·항공 티켓 등에 강한 인터파크, 초개인화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한 트리플 등이 시너지를 내면서 인바운드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인터파크트리플은 2028년까지 연간 외국인 방한 관광객 5000만 명 돌파를 목표하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K콘텐츠를 K트래블과 결합시킨 K패키지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이리얼트립은 지난해 K콘텐츠 관광 상품 전문 플랫폼 스타트립을 인수해 방한 외국인을 겨냥한 ‘K콘텐츠 인바운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전후로 외국인 관광객의 달라진 여행 트렌드를 인지하고, 이들의 주요 방한 목적인 K콘텐츠에 주목한 것이다.
스타트립은 한국 드라마 촬영 장소, 한류 스타가 방문한 카페, 아이돌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 등 K콘텐츠에 등장한 한국 관광지 정보를 찾는 외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BTS 뮤직비디오 촬영지‘, ‘블랙핑크 단골 식당’과 같이 관광지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K콘텐츠와 연관된 정보를 제공하면서 기존의 획일화된 관광지 정보 및 언어 장벽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마이리얼트립은 스타트립을 인수한 뒤 관광 상품과 서비스 언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K팝, K드라마 등 K컬처를 주제로 한 다양한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며 "지식재산권(IP)을 갖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들도 인바운드 여행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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