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당하겠네”…등급 낮은데 가격 더 비싼 추석 한우 선물세트

과일세트 80% 수량 표시 미흡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판매 중인 추석 한우 선물세트.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대형마트에서 파는 한우 선물세트 가운데 저등급 소고기 가격이 고등급 제품보다 더 비싼 경우가 있는 것으로 조사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수량이 미흡하고 크기 정보가 허술한 과일 선물세트도 시중에서 버젓이 판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달 10~20일 기준 주요 대형마트 4개사의 온라인 예약페이지를 통해 판매된 선물세트 가격을 비교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하나로마트에서 판매된 추석 선물세트로, 한우 92개, 사과 23개, 배 17개 등이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홈플러스에서 판매 중인 ‘1+등급’의 ‘농협안심한우 명품갈비세트’ 100g당 가격이 1만2592원으로 ‘1++(7)등급인’ 이마트 ‘피코크 횡성축협 한우갈비세트’(1만1875원)보다 717원 더 비쌌다.

한우 등심세트는 ‘1+등급’인 이마트 ‘피코크 고수의 맛집 대도식당 세트’의 100g당 가격이 3만원으로 ‘1++(7)’등급인 하나로마트 ‘이천축협 한우 꽃등심세트’(1만1066원)보다 무려 1만8934원이나 높게 판매됐다.

한우 등급별 100g 평균 가격은 ‘1++(9)’등급이 2만5623원, ‘1++(8)등급’이 1만6775원이었고 ‘1등급’은 9776원이었다.

조사 대상 한우 선물세트는 10만원대가 37%로 가장 많았고, 20만원대와 30만원대가 각각 19.6%로 뒤를 이었다.

과일 선물세트는 100g당 가격을 기준으로 배가 사과보다 평균 35.8% 더 저렴했다. 사과 선물세트의 100g당 평균 가격은 1716원, 배는 1101원이었다.

소비자원은 과일 ‘농산물 표준규격’에 따라 크기를 총 6단계로 분류한다. 그런데 대상 과일 선물세트 중 수량을 특정하지 않은 31개 제품의 경우 총 중량을 기준으로 1개당 과일 크기를 추정한 결과, ▲사과 선물세트의 47.8%(11개/23개) ▲배 선물세트의 76.4%(13개/17개)가 과일의 수량 변동에 따라 최대 2단계까지 달라질 우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제공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자는 포장단위 별로 수량과 크기를 고지해야 한다. 그런데 조사 대상 과일 선물세트의 77.5%는 수량을 11~14입 등과 같이 범위로 표시하고 있었던 셈이다.

소비자원은 “최근 유통업체와의 간담회를 통해 선물세트 수량과 크기 표시 개선을 요청했다”면서 “또 유통업체별로 추석 선물세트 구매 시 적용할 수 있는 각종 할인 정보를 ‘참가격사이트’를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