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바이든 對 트럼프?… 美대선 경선승패, ‘후원금’ 은 알고있다[Global Window]
트럼프 머그샷 찍고 900만 달러
올2분기에만 3500만 달러 채워
디샌티스 6주만에 2000만 달러
모금속도 느려져 경선승리 깜깜
공화 헤일리 · 스콧 상대적 부진
바이든 7200만 달러 압도적1위
40만명 소액 기부로 67만 달러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 공화당 유력 대통령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월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 사건과 관련해 풀턴카운티 구치소에서 역대 대통령 최초로 머그샷(범인 식별사진)을 찍는 등 20분간 수감절차를 밟고 풀려났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시간 만에 후원금 710만 달러(약 94억 원)가 모였고 나흘 동안 900만 달러 돌파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 측은 내년 대선 유세를 위해 개설한 ‘트럼프 2024’ 홈페이지를 통해 머그샷이 새겨진 티셔츠·포스터·머그잔·텀블러 등을 판매하면서 재차 후원금 모금을 독려했다.
내년 대선(11월 5일)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공화 양당의 유력 대선주자들은 선거자금 모금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다. 미 전역 50개 주에서 선거가 치러지고 유권자 수가 1억5000만 명을 훌쩍 넘다 보니 TV 광고 등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것은 물론 선거캠프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각종 용품·장비 등에 천문학적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선은 물론 미 선거에서는 주요 정당과 후보자가 더 많은 돈을 지출할수록 득표율이 높아지는 공식까지 있다. 가장 많은 돈을 쓴 사람이 승리하는 셈이다. 또 선거가 진행될수록 승산 있는 후보에게 후원이 집중되면서 후원금 모금 결과를 보면 어느 정도 선거 예측까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11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공화당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원금 모금에서도 단연 승자로 꼽힌다.
그는 선거 캠페인과 슈퍼팩(정치자금 기부단체)을 통해 올 2분기(4∼6월)에만 35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당내 다른 후보들보다 훨씬 많은 것은 물론 자신의 1분기 모금액에 비해서도 약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원금은 3월 30일 뉴욕 맨해튼지검이 성추문 입막음 의혹사건으로 그를 역대 대통령 최초로 기소한 직후 48시간 만에 500만 달러가 모이는 등 주·연방 검찰의 네 차례 형사기소가 이뤄질 때마다 지지층이 아낌없이 지갑을 연 결과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원금이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모금액 대부분이 개인 지지자들의 소액 기부를 통해 모였다는 점이다. 그가 지난해 11월 대선 출마를 발표한 이후 무려 45만 명이 넘는 기부자가 6100만 달러 이상을 선거자금으로 보탰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지지율 2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5월 공화당 경선에 뛰어든 이후 모금한 금액의 3배가 넘는 액수다.
디샌티스 주지사 역시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6주 만에 후원금 2000만 달러를 모았다. 캠프 측은 현직 대통령이 아닌 공화당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첫 분기에 거둔 후원금으로는 10년래 가장 많은 액수라고 밝혔다. 디샌티스 주지사를 지지하는 슈퍼팩 ‘네버 백 다운’ 역시 3월 출범 이후 1억3000만 달러를 모금했다. 하지만 모금액 3분의 2에 해당하는 8250만 달러가 디샌티스 주지사의 주 정치위원회에서 이체된 액수인 데다 모금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대신 디샌티스 주지사를 후원했던 공화당 큰손들은 갈수록 그의 승리 가능성에 회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기부자 숫자 역시 8만6000명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공화당 다른 대선후보들의 2분기 모금실적은 더 실망스럽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730만 달러, 슈퍼팩은 1870만 달러를 모았다. 유일 흑인 후보인 팀 스콧 상원의원은 이보다 적은 610만 달러, 슈퍼팩은 1928만 달러를 모금했다. 다만 스콧 상원의원은 현재 2100만 달러 넘는 자금을 보유해 다른 후보들보다 여유가 있다. 뒤늦게 출마를 선언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3주 동안 120만 달러를 모았고 슈퍼팩 역시 260만 달러 모금에 그쳤다. 지지율 하위권인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는 3주 만에 1170만 달러를 모금했지만 1000만 달러 이상이 본인 돈에서 빌린 자금이었다.
재선에 도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후원금 모금에서 민주당 다른 후보들은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압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은 2분기에만 7200만 달러를 모금해 대선을 1년 4개월여 남겨둔 시점에서 역대 민주당 후보가 모금한 것 중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는 평가다. 여론조사에서 대다수 유권자가 고령 등을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반대하는 것과 상반된다. 캠프 측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공동모금위원회 등을 포함해 거의 40만 명에 달하는 기부자가 소액기부를 통해 67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0%는 2020년 대선 당시에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후원했던 유권자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 캠프 측은 현재 7700만 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맞서는 케네디가 출신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는 630만 달러를 모금했고, 작가 마리안 윌리엄슨은 79만 달러를 모았지만 12만 달러의 개인 부채가 있는 등 선거운동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 부족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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