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은 미군 비밀무기 실험 때문” 음모론 배후는 중국?

손우성 기자 2023. 9. 1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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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미 싱크탱크 자료 인용해 보도
중, 음모론 확산 위해 AI 조작 사진 동원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대형 산불로 집과 나무 등이 모두 타 버린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달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최악의 산불 원인이 미군의 비밀무기 실험 때문이라는 음모론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주장이 11일(현지시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와 마이크로소프트, 메릴랜드 등이 분석한 자료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날씨를 이용한 신무기를 몰래 개발하는 과정에서 하와이 마우이섬에 불을 냈다는 음모론에 중국 정부가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러한 사실을 영국 해외정보국(MI6)이 파악했다고도 전했다.

특히 중국은 음모론을 확산하고 내용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조작 사진까지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은 중국을 겨냥해 “지도국을 꿈꾸는 국가로는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NYT는 “중국이 미국 사회의 분열 조장을 목적으로 음모론을 퍼뜨린 것으로 보이지만, 얼마나 성과를 거뒀는지는 미지수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을 향한 음모론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대만과의 갈등,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 등 이해관계가 엮인 현안에 대해선 여론 조작을 시도해왔지만, 하와이 산불처럼 중국과의 관련성이 떨어지는 사안에도 손을 뻗치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이버보안업체 레코디드퓨처의 브라이언 리스턴 연구원은 “중국이 자신들의 이익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이슈에 대해서도 음모론을 퍼트리는 모습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런 음모론 생산에 중국과 러시아가 공조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러시아는 하와이 산불과 관련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돈으로 산불로 피해를 본 이재민을 도와야 한다” 등의 여론전을 온라인상에서 펼친 바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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