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부, 의료지원국 독일 '6·25전쟁 참전비' 건립 지원한다

유엔참전국 중 참전 기념 시설물 없는 유일한 나라
박민식, '보훈병원-獨 적십자 병원' 교류·협력 제안

(국가보훈부 제공)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국가보훈부가 한국전쟁(6·25전쟁) 의료지원국인 독일의 첫 '6·25전쟁 참전비' 건립을 지원한다.

보훈부에 따르면 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 '2023년 독일 인빅터스 게임' 참석차 독일을 방문 중인 박민식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오후 베를린 소재 독일 적십자사를 방문, 크리스티안 로이터 사무총장과 만나 6·25전쟁 당시 독일 적십자의 의료지원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감사패를 전달했다.

독일은 6·25전쟁 중이던 1953년 4월 의료지원단 파견을 결정, 같은 해 5월부터 1959년 3월까지 약 5년 동안 부산에서 '서독 적십자병원'을 운영하며 117명의 의료진을 파견했다.

독일 측은 이 기간 중 유엔군 전상 환자와 우리 국민 등 30만여명에 대해 진료 및 출산 지원 등 활동을 했다. 또 독일 측은 국내 의료진에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등 당시 열악했던 우리나라의 의료 발전에도 도움을 줬다. 이에 독일은 지난 2018년 '6·25전쟁 의료지원국'에 공식적으로 포함됐다.

그러나 현재 독일은 유엔 참전국 가운데 유일하게 자국 내에 6·25전쟁 참전 기념 시설물이 없는 나라다. 이와 관련 독일 적십자사에선 자국민에게 전쟁 참전 사실을 알리고 당시 파견한 의료인의 자긍심을 높이고자 6·25전쟁 참전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연방군병원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2023.9.12/뉴스1

이와 관련 박 장관은 독일 적십자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독일이 대한민국에 보내준 인도적 지원이 양국 우정과 교류를 증진시키는 원동력이 됐다"며 "참전의 역사로 맺어진 양국 연대가 후손들에게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보훈의 역할이다. 독일에서 처음 추진되는 참전 기념시설 건립을 대한민국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또 독일 적십자병원도 찾아 도린 푸어 베를린 간호사 협회 이사장과 크리스티안 프리제 적십자병원장과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병원 측에선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부상 군인을 돌본 경험이 있는 의사가 부상 군인에 대한 실제 관리 경험과 관리 체계 등을 소개했다.

박 장관은 이후 병원 내 재활의료 시설 등을 살펴본 뒤 우리 보훈병원과의 재활의료 체계 관련 교류·협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 장관의 이날 병원 방문엔 중앙보훈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등도 함께했다.

박 장관은 "독일엔 기능회복을 넘어 사회복귀까지 책임지는 재활치료 시스템이 잘 정착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한민국 역시 보훈병원을 재활 의료에 특화된 병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독일 적십자병원과의 교류·협력이 활발히 이뤄져 양국 의료복지 체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