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 딸 불러주셔서 기분 좋죠" 한 뼘 더 자라난 육서영의 책임감

권수연 기자 2023. 9. 12. 0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IBK기업은행 육서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용인, 권수연 기자) 직전 시즌은 주전 아포짓스파이커로 코트에 섰고, 올 시즌 다시 원래 포지션인 아웃사이드 히터로 돌아왔다. 

어느덧 데뷔 5시즌 차를 맞이한 육서영(22)은 새로운 시즌,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코트를 위해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직전시즌은 총 33경기 109세트에 출전, 270득점에 공격성공률 34.25%, 리시브효율 38.98%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공 소리가 코트를 쩌렁쩌렁 울릴만큼 강력한 파워로 치는 서브가 일품이지만, 그만큼 범실에 대한 위험도 감수해야한다. 더 나은 공격을 구사하기 위한 고민은 계속된다.

올 시즌 2023 구미 도드람컵을 통해서는 같은 팀 표승주(공격성공률 48.86%, 득점51점)의 뒤를 이어 득점부문 4위(46점), 공격성공률 47.19%로 부문 2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이단연결과 디그에서도 자세가 올라왔다는 평이 많았고, 무엇보다 한층 좋아진 자신감이 엿보였다.

최근 용인 소재 훈련장에서 만난 육서영은 이에 대해 "지난 시즌에는 서브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사실 안 좋게 얘기하면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 같다. 그걸 감독님이 잡아주려고 노력하셨다"며 말문을 열었다. 

"서브를 계속 다른 것으로 시도를 해보기도 하면서 범실 갯수가 점차 줄어들더라고요. 그러다보니까 연결이나 수비 등 다른 것도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연습에서 코치 선생님들이 볼을 때려주셔도 사실 실전이랑 같지는 않거든요. 우리가 직접 수비를 해서 볼이 튀었을 때 어떻게 연결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계속 훈련하고, 또 팀 플레이가 빠르기 때문에 범실이나 네트를 넘겨도 상관없이 볼을 때릴 수 있도록 연결을 해주라는 주문이 있었어요. 범실 이런 부분에 연연하지 않고 최대한 디테일하게 연습하다보니 그런 부분이 경기때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IBK기업은행 육서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IBK기업은행 육서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멘탈 부분에 대해서도 그는 본인 스스로의 자신감이 올라왔다기보다는, 책임감으로 인해 강해졌음을 털어놓았다. 성숙한 대답이 돋보였다. 

그는 "(컵대회) 당시에는 (황)민경 언니가 아팠고, 제가 아니면 뛸 사람이 없다고 계속 생각했다"며 "물론 다른 뛰어난 선수들이 너무나 많았지만 제가 기회를 받은 것이다. 여기서 보여주지 못하면 시즌 때는 겁이 더 많이 날 것 같았다. 이걸 이겨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해야돼, 해야돼'하고 멘탈을 계속 부여잡았고, 언니들도 곁에서 '할 수 있어'라며 다독여줘서 잘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보았다. 

본지는 앞서 타 인터뷰를 진행할 당시, '만일 본인에게 본인이 질문을 던진다면'이라는 주제를 선수들에게 제시한 바 있다. 해당 과정에서 각자가 속한 위치에 대한 고충을 조금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본인 혹은 팀을 둘러싼 시선에 대해 말하는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이 질문에 잠시 고민하던 육서영은 내내 그의 발목을 잡았던 '범실'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한번 더 꺼냈다. 그는 "제가 어쨌거나 시즌 중에 범실을 너무 많이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제가 서브를 칠 때마다 숨을 죽이고 손을 모으는 팬분들도 계시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다음 시즌에는 최대한 제 서브 턴이 와도 긴장하시지 않게, 잘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열심히 하겠다. 너무 조마조마한 시선으로만 바라보시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대답과 함께 미소지었다. 

IBK기업은행 육서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IBK기업은행 육서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그런 그에게 팬들은 '내 딸 서영이'라는 애정담긴 별명을 붙여 부르고 있다. '내 딸 서영이'는 10여년 전 공중파에서 방영된 인기 드라마 제목으로, 드라마 주인공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붙여진 별명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활짝 웃은 육서영은 "그런 별명이 있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다. 저를 대표하는 별명이 된 것 같다"며 "다른 팀 팬분들도 저를 '내 딸 서영이'라고 하시더라. 그런데 경기를 못하면 '남의 딸'이 되는 것 같다(웃음) 또 경기장에서도 '서영아'보다는 '내 딸'이라는 말이 더 들린다. 부모님께서 감사하게도 서영이라는 이름을 주셔서 이런 별명을 갖게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김호철 감독에게도 "부임하시고 나서 저를 믿고 계속 기용을 해주셨는데, 연습때 잘 못해도 끌고 와주시고 계속 도움을 주셔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며 "매일 유망주 얘기만 듣다가 끝나는 선수도 많은데 '다음 시즌에는 새로운 선수로 태어나자'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그렇게 키워주시고 믿어주셔서 늘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Copyright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