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데리아저씨 "일임사서 2차전지 추천주 매수"···당국 '이해충돌' 검사 검토

심기문 기자 2023. 9. 12.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명 '밧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전 금양(001570) 홍보이사가 투자일임사에서 상근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120억 원에 가까운 고객 돈을 굴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8억 원가량은 박 전 이사가 지난해부터 투자자들에게 매수를 권유해 온 2차전지 8개 종목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년 2분기부터 '넥스테라투자일임'서 본부장 근무
유튜브서 에코프로 등 추천하면서 고객 자금 운용
"사전 매수는 안 했다"···금감원은 문제 소지 인지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 서울경제DB
[서울경제]

일명 ‘밧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전 금양(001570) 홍보이사가 투자일임사에서 상근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120억 원에 가까운 고객 돈을 굴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8억 원가량은 박 전 이사가 지난해부터 투자자들에게 매수를 권유해 온 2차전지 8개 종목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이사는 이에 대해 “유튜브에 먼저 출연한 뒤 추천 종목을 매수했다”며 “문제가 전혀 없다”고 강조한 반면 금융 당국은 문제 소지가 있다고 보고 그에 대한 검사를 검토하기로 했다.

11일 ‘넥스테라투자일임’의 영업보고서와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박 전 이사는 지난해 2분기부터 최근까지 이 투자일임사의 상근 본부장 직위로 재직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박 전 이사는 총 7개의 계약을 통해 119억 3500만 원을 운용하고 있다.

박 전 이사는 올 5월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금양의 기업설명(IR) 담당 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넥스테라투자일임 본부장 재직 기간과 상당 부분 겹친 셈이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투자일임사의 운용본부장이 특정 기업의 홍보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2차전지주 등 주식을 추천한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박 전 이사는 지난해 6월부터 에코프로(086520), 에코프로비엠(247540), LG화학(051910) 등 2차전지 관련 8개 종목을 꾸준히 홍보해 왔다. 박 전 이사는 이와 관련해 금양과는 IR 대행 계약을 맺은 것이며 넥스테라투자일임의 투자자문업이 자신의 본업 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실제 박 전 이사는 운용 중인 자금 중 일부를 본인이 추천한 2차전지 종목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그는 매수 시점은 본인이 방송에 출연해 종목을 추천한 이후라고 주장했다. 박 전 이사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운용하는 계좌에서 투자하는 종목에는 주로 추천했던 2차전지 8개 종목이 들어가있다”면서도 “유튜브에 지난해 6월 15일에 출연해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의 전망을 언급했는데, 8개 종목에 투자한 것은 각각 지난해 7월 말과 10월로 먼저 매수한 다음 방송을 시작한 게 아니라 방송을 먼저 하고 나중에 매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겸직 논란에 대해 박 전 이사는 “이미 유튜브 등의 방송에 출연할 때 넥스테라투자일임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알려왔다”며 “이해충돌 우려를 감안해 2008년 다른 투자 자문사에 근무할 때부터 알아 온 고객을 제외하고는 모든 일임 계좌를 모두 정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운용 중인 계좌는 총 8억 원에 불과하다”며 “이해상충 가능성을 고려해 추가 계약은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박 전 이사는 장문의 입장문으로 공식적으로 의혹을 반박하기도 했다. 박 전 이사는 “금양과는 IR 대행 계약을 맺은 것”이라며 “법률자문을 거쳤고 병행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받았다”고 했다. 또 자신이 운용 중인 120억 원의 자산에 대해선 “주로 법인 대상 공모주 펀드를 말하는 것”이라며 “추천 2차전지 관련주 매매는 하나도 없었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금융감독원 측은 첫 유튜브 방송 이후에도 박 전 이사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꾸준히 2차전지 8개 종목에 대한 매수를 권한 만큼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전 이사의 겸직이 문제가 없는지에 관해 법률적인 판단을 한 적도 없을 뿐더러 이해상충과 관련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판단이었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들여다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