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과 들었다 놨다"…명절 앞두고 고물가에 '한숨'

한전진 2023. 9. 1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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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에 가공식품까지 '들썩'
8월 소비자물가 다시 3%대
'할당 관세' 등 칼 뽑은 정부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추석 명절을 앞두고 밥상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폭염·태풍 등 작황 악화에 농산물의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고유가 등 여파로 가공식품의 가격도 오름세라서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 역시 지난달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정부도 '할당 관세' 등 수급 안정에 나선 상황이지만 고물가 흐름은 추석 명절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과부터 고구마까지 '들썩'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이는 지난 4월(3.7%)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1월 5.2%로 상승한 뒤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 7월 2.3%로 둔화하다가 8월 반등했다. 농산물 가격 고공 행진과 지난해 고유가에 따른 기저효과 축소의 영향이다.

2023년 8월 주요 농축산물 등락 / 그래픽=비즈워치

실제로 같은 기간 농산물은 5.4%의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과실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13.1% 상승했다. 사과, 복숭아, 수박 등이 각각 30.5%, 23.8%, 18.6% 올랐다. 참외와 사과는 전월 대비로도 각각 18.9%, 12.1% 상승했다. 그나마 채소류 가격이 1.1% 내려갔다. 다만 이는 지난해 폭염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다. 전월 대비로 보면 16.5% 상승했다. 배추(42.4%), 시금치(59.3%), 무(34.2%) 등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이외에도 쌀(7.8%), 고구마(22.0%), 고춧가루(9.3%)도 전년 동월 대비 가격이 비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1일 기준 사과(홍로·상품) 10kg의 도매가격은 7만7260원으로 전년 동기(4만8055원) 대비 60.8% 높았다. 배(신고) 15kg의 도매가격도 6만3780원으로 1년 전(4만9770원)과 비교해 28.1%나 비쌌다. 같은 기간 복숭아(백도), 포도(캠벨얼리) 등도 전년 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 중이다.

문제는 서민 실생활과 밀접한 외식 물가 상승률도 상승세라는 점이다. 지난 8월 외식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5.3% 올랐다. 전월(5.9%)보다는 다소 둔화됐지만, 전체 물가 상승률(3.4%)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특히 피자, 김밥, 떡볶이, 라면 등 먹거리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높았다. 가공식품의 가격도 전년 대비 6.3% 올랐다.

추석 명절에는 괜찮을까

무엇보다 농산물과 가공식품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그동안 농산물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격이 오른 가공식품의 대체재로 꼽혔다. '짠테크'(짠돌이+재테크) 등 영향으로 직접 장을 보는 소비자들도 늘었다. 하지만 농산물 가격도 오르면서 이마저도 어렵다는 푸념이 많다. 특히 추석 명절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 

/ 그래픽=비즈워치

정부도 물가 잡기에 팔을 겉어 붙였다. 정부는 사과와 배 등 14개 성수품 14만9000톤을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평시 대비 1.6배 물량이다. 아울러 농·축·수산물의 할당관세 품목을 더욱 확대한다. 할당관세는 일정 물량의 수입품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춰주는 제도다. 현재 수입 돼지고기 등에 적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수입처 다변화를 위한 검역 협상 등으로 식품업체들의 원가 부담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체감 효과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특히 할당 관세의 경우 망고, 파인애플 등 소비자가 주로 찾지 않는 범위에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사과 배까지 확대 적용할 경우 국산 과일의 빈자리를 외국산이 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성수품 공급 확대 계획 역시 이미 가격이 치솟은 상황에서 체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도 긴 장마로 과일 등의 작황이 좋지 않아 농산물 가격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할당 관세 등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한데 당상 오는 추석 체감 효과가 나타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저임금·유가 인상 영향으로 가공식품도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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