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YU 왜 5이닝밖에 못 던지나' 美 현지 장기계약 불가 혹평, '마의 벽' 깨트리고 잠재울까

김우종 기자 2023. 9. 12.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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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과연 이번 텍사스전에서 '마의 5이닝' 벽을 깨트리고 현지의 장기계약 회의론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인가.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오전 8시 7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펼쳐질 예정인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 4연전 중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류현진은 올 시즌 3승 2패 평균자책점은 2.65. 총 34이닝을 던지면서 28피안타 8볼넷 28탈삼진 15실점(10자책)을 기록 중이다. 이번 텍사스전을 통해 시즌 4승에 도전한다.

앞서 토론토 구단은 12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 4연전에 출격할 선발 투수를 발표했다. 토론토 구단에 따르면 크리스 배싯이 12일 가장 먼저 마운드에 오른 뒤 13일에는 류현진, 14일에는 기쿠치 유세이, 15일에는 케빈 가우스먼이 차례로 등판한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뒤 약 1년 2개월 동안 재활에 전념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을 상대로 류현진은 5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4자책)의 성적과 함께 아쉽게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난타를 당한 건 여기까지였다. 8월 8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4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은 채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당시 투구 수는 52개. 이 경기가 특히 아쉬운 이유가 있다. 바로 현재까지 치른 7경기 중 류현진이 유일하게 6이닝 이상 투구를 펼칠 수 있는 페이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당시 4회 투구를 마치는 과정에서 상대 타자의 강습 타구에 무릎을 맞고 쓰러졌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저 불운이었다.
◆ 류현진, 등판한 7경기 중 6경기가 5이닝 소화, 나머지 1경기는 4이닝... 이번에는 6이닝 가능할까
천만다행으로 큰 부상은 아니었다. 이어 류현진은 1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2자책), 21일 신시내티전에서 5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비자책), 28일 클리블랜드전에서 5이닝 4피안타(2피홈런) 5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각각 호투를 펼치며 쾌조의 3연승을 질주했다. 계속해서 9월 2일 쿠어스필드에서 펼쳐진 콜로라도전에서는 5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마크했고, 지난 7일에는 오클랜드전에서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5경기 연속 5이닝 소화. 또 지난달 8일 클리블랜드전 이후 6경기에서 모두 2자책점 이하로 좋은 투구를 펼쳤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 /AFPBBNews=뉴스1
총 7경기에서 6경기를 5이닝씩 소화했으며, 완벽한 페이스를 보여줬던 단 1경기만 4이닝 투구를 펼쳤던 것이다. 이유는 분명히 있다. 류현진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마치고 이제 막 실전에 복귀한 투수다. 따라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복귀하기 전, 마이너리그에서 차례차례 단계를 밟은 것과 마찬가지로 실전에서도 철저하게 투구 수 관리를 해야 한다. 그래도 류현진은 특유의 완급 조절 능력을 발휘하며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잘 요리하고 있다. 류현진의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88.4마일(약 142.3km)로 리그 하위 2%에 머물러 있지만, 하드 히트(95마일 이상 타구 속도의 안타 비율이나 배럴 타구 억제 비율 등의 지표는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사령탑도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캐나다 매체 스포츠 넷에 따르면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올 시즌 중에 류현진이 복귀하기를 바랐다. 복귀 후 그는 예전의 (좋았던) 모습은 물론, 추가적인 면까지 보여주고 있다. 그의 호투는 사실 보너스가 됐다"며 호평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 수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류현진은'80구'(8월 2일 볼티모어전)-52구(8월 8일 클리블랜드전)-86구(8월 14일 시카고 컵스전)-83구(8월 21일 신시내티전)-70구(8월 27일 클리블랜드전)-76구(9월 2일 콜로라도전)-77구(9월 7일 오클랜드전)의 투구수를 차례로 기록했다. 무릎에 타구를 강타당했던 경기만 제외하면 5이닝 기준, 최소 70구에서 최대 86구 사이에서 끊어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70구 정도까지 채우면서도 90구를 넘지 않게 관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류현진이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단 2경기뿐이었고, 결과가 4타수 2안타, 그중 하나는 피홈런으로 연결되면서 좋지 않았다.

류현진이 지난 7일(한국시간) 오클랜드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미국 현지 매체의 '계속해서 5이닝만 투구시 다년계약 불가' 혹평, 보란 듯이 깨트릴까
그래도 류현진이 만약 경기 초반 투구 수를 최소화하면서 빠르게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다면 '마의 5이닝' 벽을 깨트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올 시즌이 끝난 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획득하는 류현진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도 류현진의 이런 이닝 소화 능력을 다루기도 했다. 미국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지난 10일 "잔여 시즌 동안 류현진이 계속해서 5이닝만 소화할 경우에는 5선발 이상의 가치를 지닌 선발 자원으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고 혹평한 뒤 "다년 계약의 보장 가능성도 작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5이닝은 류현진의 고정값이 됐다. 잔여 시즌에도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류현진을 5선발 이상으로 평가하기에는 어렵다"고 분석한 뒤 "만약 류현진이 남은 텍사스 레인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탬파베이 레이스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서 6이닝 이상 투구를 펼칠 수 있다면 시선을 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남은 경기에서 전통의 강팀들을 상대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경우, 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 블리처리포트는 "류현진은 내년 시즌 선발 등판 횟수에 따른 보너스, 혹은 2년 차 옵션이 포함된 1년 1200만 달러(한화 약 160억원)의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블리처리포트는 "류현진은 지난 2021년(평균자책점 4.37)에도 부진을 겪었다. 앞서 2018년과 2020년 사이에 두 차례 사이영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모습에는 근접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현재 복귀 후 놀라울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인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물론 다년 계약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현지 보도도 있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8일 2023시즌을 잘 마무리해야 하는 예비 FA 9명을 언급하면서 류현진의 이름도 함께 꺼냈다. MLB.com은 "통상적으로 투수들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복귀 후 정상 궤도에 오르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그렇지만 류현진은 아니다. 류현진은 부상자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이 제외된 이후 7차례 선발 등판해 34이닝 동안 눈부신(sparkling) 평균자책점 2.65 및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1.06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두 차례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알렉 마노아의 자리였던 5선발 공백을 메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뉴욕 메츠 시절의 맥스 슈어저. /AFPBBNews=뉴스1
텍사스 레인저스 맥스 슈어저. /AFPBBNews=뉴스1
◆ '살아있는 레전드' 맥스 슈어저와 최초 맞대결... 최근 급격한 하락세 텍사스 '류현진에게는 호재'
토론토의 가을야구 운명도 달려 있다. 현재 토론토는 80승 63패(승률 0.559)를 마크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사실상 같은 지구 1위는 볼티모어 오리올스다. 토론토와 승차가 10.5경기나 난다. 또 같은 지구 2위이자 와일드카드 1위인 탬파베이 레이스와 승차도 7.5경기다. 결국 와일드카드 3위 안에 들어야만 한다. 현재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다. 그 뒤를 '와일드카드 3위' 시애틀 매리너스(79승 64패)가 1경기 차, '와일드카드 4위' 텍사스(78승 64패)가 1.5경기 차로 바싹 추격하고 있다. 이번 텍사스와 4연전이 대단히 중요한 이유다. 토론토가 승리하면 더욱 승차를 벌리겠지만, 자칫 텍사스에 승리를 내준다면 자칫 와일드카드 마지노선인 3위에서도 밀려날 수 있다.

류현진의 선발 맞상대는 '사이영상 3회' 수상에 빛나는 메이저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맥스 슈어저(39·텍사스 레인저스)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역 최고의 투수'라 불리는 슈어저는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개인 통산 456경기에 등판해 213승 108패 3365탈삼진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 중이다. 2013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2016시즌과 2017시즌에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올 시즌에도 슈어저는 12승 6패 평균자책점 3.91, 탈삼진은 172개나 마크했다. 슈어저는 지난 7월 말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뉴욕 메츠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했다. 뉴욕 메츠에서 올 시즌 9승 4패 평균자책점 4.01에 그쳤으나, 텍사스로 팀을 옮긴 뒤에는 3승 2패 평균자책점 3.63으로 상승세를 탔다. 피안타율은 0.240에서 0.175로,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역시 1.19에서 0.98로 각각 낮췄다.

여기에 텍사스가 하락세를 보인다는 점도 류현진에 호재다. 텍사스는 지난 8월 17일부터 26일까지 8연패에 빠지는 등 최근 22경기 성적이 6승 16패, 승률 0.273에 그치고 있다. 미국 CBS 스포츠에 따르면 최근 올린 4승 15패(8월 19일~9월 9일) 가운데, 8경기를 앞서고 있다 7회 이후에 역전을 허용했다. 그만큼 불펜이 약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선발진도 그렇게 완벽하지 못하다. 슈어저 역시 지난 7일 휴스턴전에서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다만 현재 아메리칸리그에서 팀 타율 1위(0.266) 및 팀 득점 1위(777점), 팀 OPS(출루율+장타율) 1위(0.791)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파워는 갖추고 있다. 타자 중에서는 34홈런과 함께 100타점 고지를 밟은 아돌리스 가르시아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 또 류현진과 LA 다저스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코리 시거도 99경기를 뛰며 타율 0.336(399타수 134안타), 30홈런 8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50을 기록, 팀 내 홈런 2위 및 OPS 1위에 올라 있다. 과연 류현진이 이런 강타자가 즐비한 텍사스를 상대로 어떤 투구를 보여줄 것인가. 또 '마의 5이닝' 벽을 깨트릴 것인가.

류현진이 7일(한국시간) 오클랜드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2일(한국시간) 콜로라도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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