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러에 리병철·박정천 ‘군부 실세’ 동행···군사협력 합의 나오나
방러 이동이 포착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출발한 시점이 지난 10일 오후라고 북한이 공식 발표했다. 방러 수행단에 군부 핵심 간부들이 포함되며 북·러 무기 거래 등 군사협력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로씨야(러시아)연방을 방문하시기 위하여 9월10일 오후 전용 열차로 평양을 출발하시였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0일 오후 전용 열차를 타고 평양에서 출발해 북동쪽을 향해 이동 중이라고 전날 정부 고위관계자가 설명한 내용과 일치한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를 당과 정부, 무력기관의 주요 간부들이 수행하게 된다”며 “내각 총리인 김덕훈 동지를 비롯한 당과 정부, 무력기관의 지도 간부들이 김정은 동지를 환송하였다”고 밝혔다.
보도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역사 내 깔린 레드카펫 위를 걸으며 옆쪽으로 도열해 있는 각 군 명예위병대를 사열했다. 김 위원장과 방러 수행단으로 보이는 인물들이 환송 나온 당·정·군 간부들과 악수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과 동행하는 당·정·군 주요 간부들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보도 사진상 환송 나온 간부들과 악수하는 인물들을 보면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최선희 외무상, 오수용·박태성 노동당 비서 등이 수행단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리 부위원장과 박 부장은 북한군 최고 계급인 ‘원수’로 군부 핵심 실세로 분류된다. 리 부위원장은 군부 서열 1위이며 지난해까지 서열 1위였던 박 부장은 지난달 김 위원장 최측근으로 복귀했다. 사진에 포착된 조춘룡 노동당 군수공업부장, 김명식 해군사령관, 김광혁 공군사령관도 수행단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군부 핵심들이 동행하며 향후 북·러 정상회담에서 무기 거래가 주로 논의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필요한 재래식 무기 등 군수물자 제공을 북한에 요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은 핵·미사일 고도화에 필요한 러시아의 첨단 기술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수행단에 포함됐을지 주목된다. 보도된 사진을 보면 김 부부장은 노동당 표식이 새겨진 붉은색 문서철을 든 채 환송 간부들과 악수하는 김 위원장을 옆에서 지켜봤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환송나온 당과 정부, 무력기관의 간부들과 인사를 나누시였다”며 “당과 정부, 무력기관의 지도 간부들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안녕과 해외 방문 성과를 축원하였다”고 했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수도 시민들과 온 나라 전체 인민들의 평안과 사업 성과를 축원하시며 뜨거운 인사를 삼가 전하시였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타신 전용열차는 당과 정부, 무력기관의 지도 간부들과 환송 군중의 뜨거운 바래움을 받으며 출발하였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밤 8시쯤 “김정은 동지께서 로씨야련방 대통령 울라지미르 뿌찐(블라디미르 푸틴) 동지의 초청에 의하여 곧 로씨야연방을 방문하시게 된다”며 “방문 기간 김정은 동지께서 뿌찐 동지와 상봉하시고 회담을 진행하시게 된다”고 김 위원장 방러를 공식 확인했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현지 도착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 내 열악한 철도 사정 등을 고려하면 지난 10일 오후 출발한 김 위원장이 약 15~18시간 뒤인 전날 밤 또는 이날 새벽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예상되는 지역에 도착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 등 구체적인 일정도 공개되지 않았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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