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수생의 ‘이과 침공’…킬러문항 없애자 경쟁 더 박 터진다는데
국어·수학 등 특정과목 쏠림 심해져
전반적인 시험 난도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수능에 다시 도전하려는 재수생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중 상당수는 의대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교육계에선 파악하고 있다.
이때문에 이번 수능에선 국어와 수학영역 등에서 특정 선택과목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이번 9월 모의평가의 경우 고난도 킬러문항 배제 원칙이 지켜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종로학원은 “국어에서 제시된 지문 내용에서 정보량, 전문적 지식용어 등 고난도 특정 근거가 제외됐다”며 “수학은 주관식 문항이 쉽게 출제된 편”이라고 봤다. 이 때문에 수학 영역에서는 킬러 문항 배제로 인해 수학 만점자가 늘어나거나 최상위권 동점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킬러문항 배제로 인해 입시학원 등에 문의를 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9월 모의평가 전부터 수능을 치기 위해 문의를 하는 재수생 등이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국어에선 ‘언어와 매체’가, 수학에선 ‘미적분’을 선택하는 학생이 늘어났다. 국어 영역 지원자 가운데 화법과 작문은 30만6418명(61.1%), 언어와 매체는 19만4903명(38.9%)이 각각 선택했다. 수학 영역 지원자 중에선 확률과 통계를 22만3550명(46.7%), 미적분을 23만5100명(49.2%), 기하를 1만9433명(4.1%)이 각각 골랐다. 수능이 문·이과 구분 없이 통합 체제로 시행된 2022학년도 이래로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이 확률과 통계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언어와 매체는 국어영역의 다른 선택과목인 ‘화법과 작문’에 비해 난도가 높아 같은 원점수를 받더라도 표준점수를 더 잘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수학에서도 같은 이유로 ‘미적분’ 선택 비율이 늘어났다.
사회·과학 탐구 지원자 가운데 23만4915명(48.2%)은 사회 탐구 과목만을 선택했고, 23만2966명(47.8%)은 과학 탐구만을 골랐다. 사회·과학 탐구 과목을 1개씩 고른 지원자는 1만9188명(4.0%)으로 집계됐다. 과학탐구2는 2023학년도 1만5989명에서 2024학년도 2만889명으로 4900명이 증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재수생 증가 요인은 통합수능에서 이과생이 유리, 수능 킬러 문항 배제로 수능 부담 완화, 의약학 계열 선호도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특히, 이과 재수생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전년보다 국어의 ‘언어와 매체’, 수학의 ‘미적분’ 선택자가 크게 증가했는데 지난해 수능 결과에서 이들과목의 표준점수가 높았던 것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며 “특히 수학에 있어서 ‘기하’ 선택자는 더 줄어서 소수 선택 과목으로서의 성격이 더 강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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