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코프로’ 믿었던 자들의 최후... “열흘만에 원금 절반 날렸어요”
투자자 A씨는 지난 8월 말 에코프로 콜옵션 주식워런트증권(ELW)을 소액 매수했다. 8월 중순 153만원까지 오른 에코프로가 한동안 120만원대에서 횡보하자, 곧 다시 오를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A씨가 매수한 ELW의 행사가는 108만원대로, 만기인 11월 초까지 에코프로 주가가 행사가 밑으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수익이 나는 상품이다. 하지만 9월 들어 에코프로가 연일 하락 마감하며 90만원대까지 내려가자 A씨는 조급해졌다. 그가 매수한 콜옵션 ELW의 가격은 반토막이 났다. 그는 “만기까지만 주가가 행사가 이상이면 수익을 보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막상 주가가 크게 내리니 걱정이 된다. 그래도 에코프로가 다시 100만원 중반대까지는 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달 들어 에코프로가 22% 넘게 하락하면서 에코프로의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 주식워런트증권(ELW) 투자자들이 최대 절반 가까운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10% 내렸는데, 에코프로비엠이 하락할 때 이익을 보는 풋옵션 ELW 투자자들은 약 1주일 만에 35%가 넘는 이익을 거뒀다. 현재 에코프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풋옵션 ELW는 상장되어 있지 않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에코프로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풋옵션 ELW(풋워런트) 6개 중 4개의 가격이 이달 들어 모두 크게 내렸다. 가격 변화가 없던 2종목은 지난달 31일 이후 이달 11일까지 거래가 없었다. 거래가 있던 종목은 모두 가격이 하락했다.
에코프로 콜워런트 중 하락률이 가장 두드러지는 종목은 ‘한국JQ19에코프로콜’로, 종가 기준 지난달 31일 390원에서 이달 11일 185원으로 52% 넘게 내렸다. 이어 ‘한국JG85에코프로콜’, ‘한국JQ21에코프로콜’이 각각 33.88%(605→400원), 30.08%(665→465원) 내렸고, ‘미래J759에코프로콜’이 1760원에서 1495원으로 15.06% 하락했다. 이 기간 에코프로 주가 하락률은 22.04%다. 콜워런트가 에코프로의 주가 하락 폭보다 최대 두 배 넘게 하락한 것이다.
에코프로비엠의 콜워런트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에코프로비엠은 이 기간 10.63% 내렸는데,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23개 에코프로비엠 콜워런트 중 같은 기간 가격 변동이 있던 10개의 평균 등락률은 마이너스(-) 23.77%다. 이 중 ‘KBJ496에코비엠콜’이 215원에서 120원으로 44.19%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나머지 13개 종목은 거래량이 없는 등의 이유로 가격 변동이 없었다.
반면 에코프로비엠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 ELW(풋워런트)의 가격은 상승했다.‘미래JF59에코비엠풋’이 35.71%, ‘한국JN05에코비엠풋’이 14.29%, ‘미래JF60에코비엠풋’이 4.35% 올랐다. ‘한국JR62에코비엠풋’의 경우 이 기간 처음 거래가 발생하며 60원에 거래됐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에코프로비엠 풋워런트 중 이 기간 거래가 있던 종목은 8개다. 이 중 4개가 올랐고, 3개가 0% 등락률을 기록했다. 홀로 가격이 내린 1개는 ‘KBJ363에코비엠풋’이다. 다만 거래량이 극히 적다. 이 종목은 지난 31일 100원에서 이달 4일과 8일 이틀간 7500원어치(거래량 1500) 거래가 발생해 95% 하락했다.
ELW는 옵션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미리 정해진 행사 가격으로 기초자산을 매수(콜)하거나 매도(풋)할 수 있는 권리를 사고파는 것이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내리면 풋옵션 가격이 오르고, 콜 옵션 가격은 내린다.
예를 들어 현재 1만원인 A사 주식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이 주식을 1년(만기) 후에 1만원에 살 수 있는 콜워런트를 1000원을 주고 샀다고 가정하자. 1년 후 주가가 1만5000원으로 오르면, 콜워런트를 행사해 1년 후 이 주식을 1만원에 사들여 다시 팔 수 있다. 이때 투자자는 주가 차익(5000원)에 콜워런트 매수 비용(1000원)을 뺀 4000원을 이익으로 얻는다. 만기를 기다리지 않고 ELW를 중도에 매도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 만약 콜(풋)워런트를 샀는데 만기 전까지 주가가 행사 가격 이하(이상)에서 머문다면, 투자자는 옵션 매수 비용만큼의 손해를 본다.
이달 들어 에코프로비엠의 주가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에코프로비엠 풋워런트 거래 대금도 크게 늘었다. 이는 에코프로비엠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풋워런트 거래 대금은 5131만원으로, 3개월 전(6월 1~8일·842만원)의 6배 넘게 증가했다. 이 기간 종목 수도 7개에서 31개로 대폭 늘었다.
반면 에코프로 콜워런트의 거래 대금은 크게 줄었다. 이달 1~8일간 거래대금은 1424만원으로, 3개월 전 3414만원이었던 데 비하면 절반 넘게 줄었다. 에코프로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줄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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