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세계 최고 선수 잃었다"...'발롱도르 30인' 김민재 앓이 '수비 고장' 이탈리아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수비 고장 이탈리아와 나폴리는 벌써부터 김민재를 그리워하고 있다.
이탈리아 '아레나 나폴리'는 9일(이하 한국시간) "나폴리는 세계 최고의 선수를 잃었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폴리가 재정적으로는 상당한 이득을 얻었지만 무엇보다도 기술적으로나 전술적으로 상당히 부실해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김민재를 바이에른 뮌헨으로 매각한 점이 매우 아쉽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매체는 "지난해 페네르바체에서 완전히 무명인 채로 두려워하지 않고 이적한 김민재는 센터백 역할에서 세계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 루치아노 스팔레티와 나폴리 팀 전체를 이끈 김민재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선수라는 걸 보여준다. 스피드, 적응력, 리더십 그리고 체력까지 나폴리는 가장 강력한 센터백을 잃었다. 팬들이 그를 괴물이라고 부른 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며 김민재가 떠난 나폴리를 굉장히 우려했다.
김민재를 뮌헨으로 판매하는 과정에서 사실 나폴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나폴리는 페네르바체로부터 김민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계약서에 바이아웃 조항을 집어넣었다. 바이아웃 제도란 타 구단에서 선수와 원 소속팀이 합의한 금액 이상을 이적료로 지불하기로 결정한다면 소속팀에서 선수와 타 구단의 협상을 무조건적으로 허락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김민재를 지키기 위해서 나폴리는 바이아웃을 제거하려고 노력했다. 김민재가 이를 원하지 안자 바이아웃 금액 상향하는 정도로만 재계약하길 바랐지만 김민재는 나폴리가 아닌 새로운 무대에서의 도전을 원했다. 그래도 나폴리 입장에서는 남는 게 너무나 많은 장사였다.
김민재가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나폴리는 5000만 유로(약 714억 원)의 이적료 수익을 기록했다. 1805만 유로(약 257억 원)를 구매했던 선수를 단 1년 만에 약 2.8배 비싸게 매각한 것이다. 김민재보다 나폴리에 많은 이적료 수익을 남겨준 선수는 구단 역사상 곤살로 이과인, 에딘손 카바니, 조르지뉴뿐이다.
하지만 이과인, 카바니, 조르지뉴는 모두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김민재는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 이후 나폴리에 스쿠데토를 안겨준 역사적인 시즌의 주인공이었다.
핵심 센터백인 칼리두 쿨리발리가 첼시로 이적하면서 수비진 공백이 발생한 나폴리가 데려온 선수가 바로 김민재다. 김민재가 나폴리로 이적한 뒤에 어떠한 업적을 달성했는지는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스팔레티 전 나폴리 감독과 크리스티아누 지운톨리 전 나폴리 단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김민재 영입은 신의 한 수가 됐다.
김민재는 곧바로 쿨리발리를 대체하는데 성공했다. 쿨리발리 대체자 수준을 넘어서는 활약이었다. 제2의 쿨리발리인 김민재가 아니라 제1의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이적하자마자 9월 이탈리아 세리에A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면서 최고의 출발을 시작했다. 수비수가 세리에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한 것도 2021년 9월 쿨리발리 이후로 김민재가 최초였다.
쾌조의 출발을 보인 김민재와 함께 나폴리는 날아올랐다. 적당히 상승세를 탄 수준이 아니었다. 세리에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일찌감치 선두를 달렸다. 당시만 해도 나폴리의 상승세는 2013-14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유벤투스에서 달성한 리그 최다 승점 우승 기록에 근접하는 수준이었다.
김민재는 계속해서 리그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줬고, 나폴리는 33년 전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 이후 단 한번도 달성해보지 못했던 세리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1989-90시즌 이후 나폴리에 첫 우승을 안긴 김민재는 역대급 이적 성공 사례로 남는다.
글로벌 매체 '골닷컴'은 8일 지난 10년 동안 유럽 축구계에 있었던 최고의 이적 TOP 10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김민재도 선정됐다. 김민재와 함께 10년 동안 최고의 이적으로 꼽힌 선수가 버질 반 다이크, 루이스 수아레스, 은골로 캉테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었다.
'골닷컴'은 "나폴리는 2022-23시즌을 앞두고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였다. 드리스 메르텐스가 떠났고, 쿨리발리는 첼시로 떠나면서 수비가 부족해보였다.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와 김민재는 나폴리를 훨씬 더 좋은 팀으로 만들었다. 두 선수가 영입되면서 나폴리는 마라도나 이후 처음으로 스쿠데토(세리에 우승) 트로피에 도달했다"며 극찬을 남긴 바 있다.
역대급 이적생으로 기록된 김민재는 리그 올해의 팀과 세리에 베스트 수비수상까지 차지하면서 월드 클래스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 결과 김민재는 아시아 출신 센터백 역사상 처음으로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포함되는 영예를 누렸다.
발롱도르 주관사인 프랑스 축구 전문 매체 '프랑스 풋볼'은 7일 2023년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 명단을 발표했다. 김민재가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 포함되면서 아시아 축구 역사를 또 바꿨다.
2022-23시즌 세리에 올해의 팀, 세리에 베스트 수비수에 선정된 김민재였다. 2022-23시즌에 김민재보다 더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는 거의 없다. 2023년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수비수가 김민재를 포함해 단 3명밖에 없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김민재와 함께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오른 수비수는 후벵 디아스와 요수코 그바르디올(이상 맨시티)다.
김민재는 '트레블' 맨시티 핵심 수비수와 '월드컵 4강' 수비수와 함께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오른 것이다. 지난 시즌 김민재의 활약상이 얼마나 눈이 부셨는지를 증명하는 선정 결과이기도 하다.
이런 선수를 잃은 나폴리는 벌써부터 김민재의 공백을 실감하는 중이다. 이탈리아 '일 마티노'의 디렉터인 프란체스코 데 코어는 나폴리 지역지인 '키스 키스 나폴리'에 출연해 "김민재의 부재가 느껴진다. 김민재의 능력 때문만이 아니라 김민재 덕분에 다른 선수들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미르 라흐마니는 김민재의 노고 덕분에 가치가 높아진 선수였다"며 김민재의 공백이 나폴리에서 너무 크다고 주장했다.
나폴리는 3일 진행된 라치오와의 2023-24시즌 세리에 3라운드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는데 김민재의 빈 자리가 많이 느껴졌다. 라흐마니와 주앙 제주스가 선발로 출장해 수비진을 이끌었는데 라치오의 역습에 맥을 주지 못했다. 김민재가 있을 때 나폴리는 역습에서 수비력이 굉장히 탄탄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수비 전환이 그만큼 탄탄하지 못하다. 김민재의 공백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지난 10일 'Legends All-star(레전드 올스타전)'을 위해 한국에 방문한 이탈리아 축구의 전설인 잔루카 잠브로타 또한 "나이가 있어서 김민재가 함께 뛸 행운을 얻지는 못했다"며 농담을 던진 뒤 "나폴리 우승에 있어서 중요한 열쇠였다. 안타깝게 이탈리아가 김민재를 놓쳤다. 바이에른 뮌헨으로 보낸 게 아쉽다. 김민재에게 찬사를 보낸다"며 극찬을 남겼다.
사진=프랑스 풋볼, 뮌헨, 분데스리가, 세리에, 라싱시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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