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최정 앞세운 한국 바둑, 13년 만에 또 싹쓸이 노린다[항저우, 주목 이 선수]

윤은용 기자 2023. 9.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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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9단이 5일 한국기원 내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6기 용성전 결승 제2국에서 박건호 7단을 꺾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채택된 바둑은 당시 세계 무대에서 강세를 보이던 중국 바둑이 안방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다분했다. 하지만 중국은 바둑에 걸려있던 금메달 3개를 모두 한국에 내주며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올해 다시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바둑이 포함됐다. 금메달은 13년 전처럼 똑같이 3개가 걸렸다. 다만, 중국이 한국을 의식한 듯 세부 종목은 조금 바뀌었다. 그래도 한국의 목표는 여전히 금메달 3개다. 남녀 바둑의 압도적인 세계 최강, 신진서 9단(23)과 최정 9단(27)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의 세부 종목은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 여자 단체전의 3개다. 13년 전에는 남자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 혼성 페어였는데 혼성 페어가 없어지고 남자 개인전이 신설됐다.

이번 대회에서 혼성 페어가 없어진 것은 결국 신진서와 최정을 강하게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남녀 바둑의 1인자들이 혼성 페어에서 호흡을 맞추면, 금메달을 한국이 가져가는 것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목이 좀 바뀌었다고 해서 한국 바둑의 금빛 전선이 어두워진 것은 결코 아니다.

신진서는 이번 대회에서 박정환 9단과 함께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에 출전한다. 지난달 응씨배 우승과 이달 용성전 우승으로 자신감이 한껏 올라온 신진서를 막을 수 있는 중국 기사는 현 시점에서 없다. 중국은 남자 개인전에 커제 9단과 양딩신 9단이 나서는데, 두 기사 모두 최근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신진서가 밀릴 이유가 없다.

남자 단체전의 경우 중국이 가장 해볼만한 종목으로 꼽고 있다. 신진서에게는 확연히 밀리지만, 그 외 한국 기사들을 상대로는 중국 기사들이 크게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둑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숱하게 나왔듯, 확실한 1승 카드를 보유하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전체 판도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최정 9단. 한국기원 제공



최정은 이번 대회에 여자 개인전이 채택되지 않아 가장 아쉬워했던 기사다. 만약 여자 개인전이 있었다면, 그 또한 신진서처럼 2관왕을 노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정이 여자 바둑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신진서가 남자 바둑에서 차지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118개월 연속 국내 여자 바둑랭킹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최정은 최근 자신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랭킹 2위 김은지 6단과의 두 차례 결승 대결에서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노련함으로 극복하고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최정은 루이나이웨이(중국) 9단 이후 세계 바둑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여자 기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김은지, 오유진 9단, 김채영 8단 등 함께하는 동료들도 만만치 않아 자존심 강한 중국도 여자 단체전만큼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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