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스테드 기침에 풍력주 '찬바람'…시장선 "기회"

양지윤 2023. 9. 1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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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 관련주들이 세계 1위 개발사인 오스테드의 대규모 손실 예고에 주가가 휘청이고 있다.

세계 최대 해상풍력 개발사인 덴마크 업체 오스테드가 조 단위 추정 손상액을 발표한 게 주가 하락의 직격탄이 됐다.

오스테드의 수익성 악화로 풍력 부품업계 전반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국내 해상풍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덩달아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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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해상풍력 개발사, 대규모 손실 예고
SK오션플랜트·씨에스윈드 등 국내 기업 약세 이어져
오스테드 수익성 악화, 부품 납기 지연 탓
증권가 "부품사, 오히려 협상력 확대 기회"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해상풍력 관련주들이 세계 1위 개발사인 오스테드의 대규모 손실 예고에 주가가 휘청이고 있다. 풍력 개발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부품사로 전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SK오션플랜트(100090) 주가는 10.48% 하락했다. 씨에스윈드(112610)와 씨에스베어링(297090)도 각각 10.67%, 21.39%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0.18% 올랐다.

세계 최대 해상풍력 개발사인 덴마크 업체 오스테드가 조 단위 추정 손상액을 발표한 게 주가 하락의 직격탄이 됐다. 오스테드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해상풍력 프로젝트 관련 추정 손상액이 160억덴마크크로네(약 3조원) 규모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부 구조물 부품 업체의 납기 지연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투자세액공제(ITC) 혜택이 애초 예상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고금리도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상풍력은 사업 특성상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데,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커진 탓이다. 오스테드의 수익성 악화로 풍력 부품업계 전반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국내 해상풍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덩달아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국내 풍력기업들이 하부 구조물 등 기자재를 공급하고 있어 오히려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도 나온다. 해상풍력 부품의 납기 지연 상황이 하부 구조물에 그치지 않고 다른 분야로 확대되는 등 심각한 부품난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업인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2025년부터 타워와 주 발전 장치인 나셀의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2026~2027년에는 하부구조물이 급격한 부품난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납기 지연 문제는 하부 구조물에서 끝날 상황이 아니다”라며 “풍력 개발사와 터빈사는 납기, 품질, 물량을 보장하는 부품사와 긴밀한 협업이 잠재 손실을 줄여 실적을 개선하는 길이기 때문에 생산성과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이 공급자 우위의 시장에 설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

풍력 업황이 올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풍력주가 주가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드맥킨지가 집계한 올 상반기 전 세계 풍력 터빈 수주 규모는 69.5기가와트(GW)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북미는 305% 급증했고, 유럽은 29% 늘었다.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중국도 전년과 동일한 규모의 수주를 유지했다. 증권가에서는 유럽연합(EU)의 리파워EU(REPowerEU·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계획)에 따라 독일 등 주요 국가들의 풍력 입찰 규모가 확대되고 있고, 미국은 IRA 효과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자재 가격 상승, 고금리로 인한 단기 기대 수익률 하락 등 부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정책 지원이 풍력 시장 확대를 견인할 것”이라며 “미국, 유럽의 풍력 터빈 수주 급증은 국내 풍력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풍력업계 역시 오스테드의 수익성 악화가 업황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스테드의 손상차손 발생은 개별 기업의 이슈로, 풍력 업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하부 제작사 입장에선 오히려 협상력을 키우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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