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물 하이웨이'... 대구~안동댐 최단 구간 '용역중'
안동댐~문산·매곡정수장, 하루 최소 60만 톤
안동 주민과 낙동강 수계 지자체 논란 예상
대구시가 영천댐 도수로 대신 최단 직선구간으로 안동댐물을 대구의 식수원으로 끌어오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는 올 연말 '맑은물 하이웨이 추진방안 검토' 용역결과가 나오면 안동시와 협의 후 정부에 정식 건의할 계획이다.
11일 대구시에 따르면 홍준표 시장 취임 후 '맑은물 하이웨이' 정책을 추진 중인 대구시는 경북 구미 낙동강 해평취수장에서 물을 끌어오는 기존 취수원 다변화사업을 전격 중단한데 이어 영천댐 도수로 활용 방안도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라 안동댐에서 대구의 문산·매곡정수장까지 직선으로 연결되는 도수로 건설을 구상하고 있다.
안동에서 의성, 칠곡을 거쳐 대구로 연결될 것으로 보이는 이 도수로는 하루 최소 60만 톤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이며, 거리는 100㎞가 조금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광역상수도 사업을 보면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보상비보다 건설비가 훨씬 많이 드는 구조여서 직선거리가 최선"이라며 "용역기관에서 직선구간을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사업 초기 안동댐과 영천댐을 연결할 관로를 구상했다. 홍 시장은 지난해 8월 권기창 안동시장과 만나 안동댐 물을 대구에 공급하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하면서 "관로를 만드는데 1조4,000억 원 정도가 드는데, 한국수자원공사가 70%, 국가가 30%를 댄다"고 말했다. 안동댐과 대구 문산·매곡정수장 간 직선으로 도수로가 건설되면 건설비는 훨씬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구시와 안동시도 지난해 11월 '안동·임하댐의 맑은 물을 대구시에 공급하고, 양 도시의 상생발전 협력을 위한 업무혁약'을 체결했다. 권 시장은 당초 안동에서 수돗물을 생산해 낙동강을 따라 하류 지역에 공급하는 내용의 '낙동강유역 광역상수원 공급체계 시범사업'을 공약했으나 "정수한 수돗물을 보내기 위해서는 예산이 많이 들기 때문에 기존의 정수장을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1차적으로는 원수를 공급해서 대구시민에 공급하고, 장기적으로 여러 사항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미 해평취수장을 둘러싼 대구시의 취수원다변화 사업의 추진과정을 보더라도 해당 지자체와 의회, 주민간 의사결정 과정이 쉽지 않고, 안동댐물을 식수로 하는 낙동강 수계 지자체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안동시의회부터 입장이 다르다. 지난 4월에는 안동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가 '낙동강유역 광역상수도 공급체계 구축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예산조차 전액 삭감한 터라 출발부터 불협화음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대해 대구시는 "삭감된 용역안은 안동시가 자체 상수도를 구축해 용수를 공급받는 지자체에 사용료를 받는 방안이라, 대구시 추진안과 별개"라고 설명했다.
안동댐 오염을 둘러싼 논란의 불씨도 꺼지지 않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과 안동환경운동연합은 안동댐의 오염도를 이유로 대구의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을 도박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대구시는 "안동댐 퇴적층의 중금속 오염이 수질문제를 결정 짓는 것은 아닌데다, 안동댐 상류지역 수질 검사 결과 안전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김새롬 안동시의원은 "대구시가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을 빨리 추진하기 위해 용역을 하고 있으나, 타당성 등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추진하다 예산만 낭비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것도 변수"라고 말했다.
대구시의 취수원 다변화사업은 1991년 '낙동강 페놀오염 사건'을 계기로 대구시가 2009년 구미공단 상류지역 취수장 이전을 정부에 건의하면서 시작됐다. 정부가 2019년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을 마련했으나 대구시는 지난해 8월 구미의 귀책사유를 이유로 해지를 통보했다.
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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