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부실' 영업정지 여파에 건설경기 부정 전망 늘어

1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8월 건설경기실사 종합실적지수(CBSI)에 따르면 지난달 지수는 전월 대비 19.3포인트(p) 하락한 70.5로 지난 6~7월 증가세를 마감함과 동시에 70선 초반대로 진입하며 다시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달 전망치는 71.8로 소폭 늘어날 전망이나 70선 초반에 불과해 여전히 침체 상태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사진=뉴스1

지난 6~7월 상승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던 건설경기가 두 달만에 다시 급격한 침체기에 들어섰다. 여름철 비수기라는 건설업계의 계절적 영향과 수주 침체, 이른바 '철근 누락' 사태로 촉발된 대형 건설업체의 기업 심리 위축 등 복합적인 사유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흐름은 이달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1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경기실사 종합실적지수(CBSI)는 전월 대비 19.3포인트(p) 하락한 70.5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1월 20.5포인트가 내린 이후 3년 7개월 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지난 6월과 7월 12.0포인트와 11.4포인트만큼 각각 상승하며 회복세에 진입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달 다시금 19.3포인트 빠지며 부진을 드러냈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100을 넘으면 그 반대를 뜻한다.

통상 8월에는 공사 감소 영향으로 5~6포인트가량 지수가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2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것은 추가 요인이 지수에 반영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름철 비수기 영향뿐 아니라 신규수주의 감소와 대형 건설업체의 심리 위축 등 여러 복합 요인으로 지수가 2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것"이라며 "지난달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 일부 건설기업에 대한 영업정지 등의 대책 발표가 이뤄지며 대형 건설기업의 지수가 일부 영향을 받은데다 최근 경기상황 자체도 좋지 않아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과 7월 상승세를 견인한 대형 건설업체의 BSI가 지난달 37.3포인트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같은 기간 회복세를 보인 토목과 주택 수주 BSI 또한 전월 대비 10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등 신규수주 BSI가 크게 하락한 것 또한 지수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연구위원은 "회복되던 CBSI가 다시 3개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며 "9월에 지수가 1.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여전히 70선 초반에 머무르며 건설경기는 당분간 부진한 상황에 머무를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9월에는 혹서기 이후 공사가 증가하는 계절적 영향으로 지수가 3~5포인트 정도 오르는 경향을 보이긴 하나 전체적으로 지수 수준이 낮아 전반적인 경기는 좋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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