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 마티스와 어깨 나란히 하는 '스테인드글라스' 거장, 김인중 신부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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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천사들이 그림을 그린다면 그들의 예술은 틀림없이 김인중의 그림과 같을 것이다. 색채와 형태들은 독특한 진실의 힘에서 나오는 듯하고, 김 신부의 작품은 창조되었다기보다는 기도의 깊이에서 솟아나온 듯하다."
장 프랑수아 라지에 국제스테인드글라스 미술관장을 비롯하여 국내외 유명 평론가들의 헌사와 작품 해설까지 수록되어 있어 김 신부의 작품 세계를 풍성하게 이해하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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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천사들이 그림을 그린다면 그들의 예술은 틀림없이 김인중의 그림과 같을 것이다. 색채와 형태들은 독특한 진실의 힘에서 나오는 듯하고, 김 신부의 작품은 창조되었다기보다는 기도의 깊이에서 솟아나온 듯하다."
세계적인 예술비평가 웬디 베케트 수녀가 재불화가 김인중(83) 신부의 예술 세계를 향해 건넨 찬사다. 서울대 미대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유럽으로 건너가 1974년 도미니크수도회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김 신부는 50년 넘게 종교와 예술의 길을 동시에 걸어온 사제 화가다. 프랑스 샤르트르 대성당을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벨기에 등 38개국 45곳에 김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설치돼 있는데, 유럽 화단이 그를 부르는 별칭은 '빛의 화가'. 그는 2010년 프랑스 정부가 주는 문화예술훈장인 '오피시에'를 받았다.
김 신부의 화업 60년을 집대성한 책이 국내에 발간됐다. 출판사 하준서림은 그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포함해 1965년 이후 최근까지의 명작 32점을 엄선하여 책 '영원한 순간'에 담았다. 장 프랑수아 라지에 국제스테인드글라스 미술관장을 비롯하여 국내외 유명 평론가들의 헌사와 작품 해설까지 수록되어 있어 김 신부의 작품 세계를 풍성하게 이해하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기도하지 않는 삶은 색깔이 없는 그림과 같고, 그림을 그리는 일은 하느님이 주신 은총을 되돌려 드리는 길입니다."
김 신부는 '예술이란 어둠에서 벗어나 빛으로 향해가는 끊임없는 과정'이라고 봤다. 그가 '빛과 어둠을 잇는 통로이자 신의 은총을 받는 창'으로서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에 천착한 것도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김 신부는 동양화에도, 서양화에도 갇히지 않고자 했다. 모든 이가 함께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세계화'를 그리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그의 작품 세계가 유화로 시작해 스테인드글라스, 세라믹공예, 유리공예에 이르는 등 예술적 지평이 무한히 확장하는 이유다.
책에 수록된 도판을 통해 성전의 벽과 바닥, 그리고 기도하는 신도를 향하는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빛에 시선이 가닿을 때, 우리는 비로소 '영원한 순간'이 선사하는 숭고와 경외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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