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의 귀환?...환율 '고공행진'
위안화·엔화·원화 동반 '약세'
1350원대 진입 가능성 열어놔야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달러값이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솟구치며 질주하고 있다. 달러를 견제해야할 엔화는 10개월 만에 최저점으로 가치가 떨어졌고, 안갯속인 중국 경기에 불똥이 튄 위안화는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며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미국 연방시장공개회의(FOMC)를 앞두고 소비자물가(CPI) 발표와 국제유가 오름세는 긴축 장기화 전망을 높이면서 당분간 원·달러의 1350원 대 진입 가능성을 열어놔야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6개월만에 달러인덱스 105…'킹달러' 재시동
달러인덱스는 지난 7월 중순만 해도 100선 아래서 움직지만 8월 들어 103대로 오르더니 이젠 105선을 코 앞에 두고 있다. 달러인덱스가 105선을 터치한 것은 지난 6월 초 이후 6개월 만이다.
달러값 강세는 지난달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 등급 강등으로부터 출발했다. 신용등급이 떨어진건 미국이었지만, 오히려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며 달러값이 세졌다.
여기에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상당 기간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불을 지폈다. 미국이 고금리를 유지하게 되면 자본이 미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달러 강세를 지지하게 된다.
최근에는 국제유가까지 급등하며 물가를 자극하고있다.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고, 러시아는 9월부터 연말까지 하루 30만 배럴 감산을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떨어지는 위안화·엔화 가치
지난 8일 기준 역내 달러 대비 위안 값은 7.3415위안으로 2007년 12월26일(7.3497위안) 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위안화 약세는 리오프닝에도 중국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과 중국 부동산 업체 파산 우려가 배경이 됐다.
지난주부터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까지 재점화됐다. 금리 차에따른 자본 유출 가능성이 부각됐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해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어느정도 용인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엔화 값도 기록적인 수준까지 낮아졌다. 지난 8일 엔화 가치는 달러당 147.81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긴축을 이어가는 미국과 초저금리 정책을 이어가는 일본과의 금리차에 자금 이탈 우려가 작용했다.
일본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전날(11일)에는 엔·달러가 146엔 초반으로 진정됐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이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자제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짓눌린 원화값…美·中·日에 달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 연준의 긴축 경계감과 위안화 및 엔화 약세에 따라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각국 정부의 대응 강도에 따라 원화 가치가 등락할 것으로 본다. 하이투자증권은 한동안 원·달러가 1300~135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를 견인할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일단 엔 및 위안 흐름이 원달러의 추가 상승폭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환율이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엔 및 위안 가치 안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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