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人, 간토대지진 피해자이자 가해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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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오키나와 사람들은 일본 본토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한 피해자였다. 하지만 동시에 자경단으로 활동하며 (학살의) 가해자가 되기도 했다."
오키나와 문학을 대표하는 일본 작가 메도루마 슌(63)은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메도루마 작가는 1960년 오키나와에서 태어났고 1997년 장편소설 '물방울'(문학동네)로 나오키상과 함께 일본 최고 권위의 양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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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 비판 걱정하지만 굴하지 않아”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 수상
오키나와 문학을 대표하는 일본 작가 메도루마 슌(63)은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무고한 조선인들이 희생된 간토대지진 학살 당시 오키나와 사람들에겐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두 가지 모습이 있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그는 “오키나와 사람들은 본토 일본인보다 계층이 아래였고, 본토 일본어를 능숙하게 말하지 못해 조선인으로 의심받아 죽곤 했다. 하지만 본토 일본인에게 차별받는 것이 두려워 조선인을 차별하는 편에 선 오키나와 사람들의 이중성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역사의 가해자가 되지 않으려는 노력을 모두가 기울이지 않으면 언젠가 가해자가 된다”고 강조했다.
메도루마 작가는 1960년 오키나와에서 태어났고 1997년 장편소설 ‘물방울’(문학동네)로 나오키상과 함께 일본 최고 권위의 양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2000년 ‘혼 불어넣기’(아시아)로 가와바타 야스나리상도 받았다.
그는 단편소설 ‘어군기’ 등으로 일본 제국주의, 본토의 오키나와에 대한 차별 등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그는 “일본에서 천황을 비판하면 우익이 위해를 가하기 때문에 내가 천황을 비판하는 소설을 쓰면 신변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난 굴하지 않는다. 천황의 전쟁 책임을 묻는 것은 일본 제국주의 식민 지배의 책임을 묻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 은평구가 주최하는 제7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 수상 작가로 선정돼 이날 회견에 나섰다. 이 상은 실향민 출신으로 분쟁과 평화에 대한 소설을 썼던 이호철 작가(1932∼2016)를 기리고자 2017년 제정됐다. 김성호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선정위원장은 메도루마 작가에 대해 “식민지적 차별과 억압, 미군 주둔 문제 등 오키나와가 처한 권력 구도의 모순과 부조리를 비판하고 문학적 승화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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