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BTS가 담배꽁초 버렸다고?
“띵동.” 주말 늦잠을 깨우는 메시지. 누군지도 알아보기 힘든 사진이 전송되어왔다. “이게 뭐야?” “BTS 정국인데 지금 담배꽁초 버린 걸로 난리래.” 머릿속이 물음표로 가득 찼다. 담배꽁초는 뭐고 난리는 또 뭐란 말인가. 그런데 포털과 각종 커뮤니티는 이미 이 일로 가득 차 있었다. 대다수는 왜 논란이 되는지 알 수 없다거나 과도한 관심은 지양하자는 식의 상식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적지는 않았다. 어쨌든 실정법 위반 가능성이 있으니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거나, 설령 무단 투기가 아니라도 흡연 모습이 퍼지는 것 자체가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식이었다.
그 가운데 한 가지 의견이 눈에 띄었다. 우리가 구매하는 것은 BTS의 춤과 노래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이미지이기도 하다는 주장이었다. 이는 멤버 개인의 행실과 그들의 예술을 떼어 놓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이어졌다. 실제로 아티스트와 아트를 분리해서 볼 수 있는지는 예술계의 해묵은 논쟁이다. 대중 매체와 인터넷 발달 이후 이를 둘러싼 논란은 더 심해지는 추세다.
그러나 대중이 늘 아티스트와 아트를 같은 눈으로 보아온 것은 아니다. 프랑스의 극작가 장 주네는 절도죄 등을 저질러 여러 차례 감옥을 들락거렸지만, 그가 쓴 작품은 실존주의 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영국의 화가 리처드 대드는 정신 질환을 앓다 아버지를 살해했지만 그의 작품은 여전히 테이트 브리튼에 전시돼 있다. 그 그림은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에 의해 노래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라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물론 아티스트와 아트를 완전히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티스트가 일으킨 문제가 구매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도 자본주의 논리에 충분히 부합한다. 그러나 몇몇 악덕 기업의 상품이 버젓이 잘 팔리는 현실에 비춰보면, 소비자로서 예술 영역에 들이대는 잣대가 너무 높지는 않은지 따져볼 일이다. 지나치게 소소한 것까지 문제를 삼는 행태가 예술의 자유를 위축시키지는 않는가도. 물론 정국의 담배꽁초 논란은 혐의가 전혀 없는 해프닝으로 정리되는 듯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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