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움, 근원적 의문서 나와… ‘어떻게’ 아닌 ‘왜’ 질문 던질 것”

이소연 기자 2023. 9. 1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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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창간한 계간지 '타우마제인'(캐럿하우스) 창간호가 던지는 질문이다.

타우마제인 발행인인 이한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석좌교수(78)는 11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연구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How(어떻게)'의 세계에서 'Why(왜)'라는 질문을 던지려 한다"며 "나를 일깨우는 경이로움은 바로 이러한 근원적인 의문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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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타우마제인’ 창간 이한구 교수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존재하나’
과학-철학 등 학자 24명 글 실어
20,30대 독자도 읽기 쉽게 쓸 계획
이한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석좌교수는 “현대인이 세상을 보는 방식은 유튜브 ‘쇼츠’처럼 자극적이고 단편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타우마제인’은 깊이 있는 사유와 집단지성의 광장을 추구한다”고 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언가가 존재하는가?’

지난달 창간한 계간지 ‘타우마제인’(캐럿하우스) 창간호가 던지는 질문이다. 밑도 끝도 없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물리학 생명과학 수학 경제학 정치학 철학 등 분야의 학자 24명이 글을 실었다. 우주의 탄생부터 숫자 ‘0’의 발명, 정치혁명에 이르기까지 우리 존재를 이루는 근간을 탐구하기 위해서다.

타우마제인은 고대 그리스어로 ‘경이로움’을 뜻한다. 타우마제인 발행인인 이한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석좌교수(78)는 11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연구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How(어떻게)’의 세계에서 ‘Why(왜)’라는 질문을 던지려 한다”며 “나를 일깨우는 경이로움은 바로 이러한 근원적인 의문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부를 축적하고 사회를 발전시킬 것인지 방법을 궁리하는 응용학문의 문법에서 벗어나 우리는 ‘왜’ 존재하는지 근원적인 이유를 들여다보자는 취지다.

이 교수가 창간을 결심한 건 올해 3월. 청년들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성장하길 바라서다. 이 교수는 “요즘 대학생들은 ‘팀플레이’를 원하지 않는다”며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선 타인이라는 변수를 완전히 제거하고 나 혼자 달달 외워 시험을 치르는 강의가 더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떻게 하면 A+를 받고, 어떻게 하면 취업이 될까…. ‘어떻게’에만 매몰된 청년들은 타인이라는 세계를 만나는 대신에 자발적인 고립을 선택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왜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지, 이런 질문은 ‘왜’라는 물음에서 출발하지요.”

이 같은 이 교수의 뜻에 공감해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를 비롯한 학자 8인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타우마제인은 20, 30대 독자를 대상으로 쉽게 쓴 글을 실을 계획이다. 이 교수는 “나 하나 건사하기 힘든 청년들에게 우리 존재의 근원을 들여다보자는 타우마제인은 당장엔 와 닿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지금 왜 이렇게 달려왔나, 나는 왜 사나’ 하는 의문이 떠오를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창간호 표지엔 “세상에 경이롭지 않은 존재란 없다”는 문장이 실렸다. 이 교수는 “세상을 다르게 보려는 탐구자의 눈엔 정원의 크고 작은 나무들, 풀들, 벌레들, 심지어 돌멩이 하나까지 평범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앞으론 ‘인공지능(AI)’과 ‘기후위기’를 비롯해 다채로운 주제를 다룰 계획이다. 이 교수는 “경제성장과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타우마제인은 잠시 멈춰 서서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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