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71> 갈돌과 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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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곡물을 갈아서 마시는 미숫가루 한잔, 점심엔 고춧가루가 팍팍 뿌려진 김치찌개, 저녁엔 고기 잡내 제거를 위해 뿌려진 후춧가루 등 오늘날 가루가 없는 식사는 생각할 수 없다.
최초로 인간이 식재료를 갈아서 사용했다는 흔적은 신석기시대 갈돌과 갈판의 존재로 확인된다.
갈돌과 갈판은 식생활 외에도 중요한 정보를 유추할 수 있는 유물이다.
수천 년이 지났지만,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갈돌과 갈판을 사용하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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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곡물을 갈아서 마시는 미숫가루 한잔, 점심엔 고춧가루가 팍팍 뿌려진 김치찌개, 저녁엔 고기 잡내 제거를 위해 뿌려진 후춧가루 등 오늘날 가루가 없는 식사는 생각할 수 없다. 음식 재료를 갈아서 조리의 간편함과 음식의 풍미를 높이기 위한 행위는 인간의 역사가 진행되며 점차 다종다양해졌다. 그렇다면 식재료를 갈아 먹는 행위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최초로 인간이 식재료를 갈아서 사용했다는 흔적은 신석기시대 갈돌과 갈판의 존재로 확인된다. 갈판은 열매나 씨앗의 껍질을 벗기거나 가루를 만들기 위해 재료를 놓는 받침대이며, 갈판 위에 놓인 재료를 갈거나 찧어서 직접 가공하는 것이 갈돌이다.
갈돌과 갈판은 신석기시대 혁명이라고 표현되는 토기의 발명과 함께, 신석기시대 식문화 발달에 크게 기여했다. 식재료 가공 후 토기를 이용한 2차 조리로 음식물을 연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인류의 소화 능력이 향상될 수 있었고 수명이 획기적으로 연장되는 계기가 되었다.
부산박물관에서는 범방동유적에서 출토된 갈돌과 갈판을 전시하고 있다. 이 갈돌과 갈판에는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식재료 가공을 위한 노력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갈돌은 계속적인 사용으로 갈판과 맞닿는 한쪽 면이 평탄해지고 갈판과 닿지 않는 곳은 곡선을 이룬다. 갈돌은 사용의 편리함을 위해, 갈돌의 너비를 갈판의 너비보다 넓게 한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 굴러다니는 적절한 형태의 돌을 조합하여 사용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갈돌의 마찰을 받아내는 갈판은 갈돌과 맞닿는 한쪽 면이 마찬가지로 평탄하고 매끈하다. 대부분 갈판은 수많은 마찰로 인해 가운데 부분이 오목하게 휘어진 경우가 많다.
갈돌과 갈판은 식료 가공구로서 용도가 명확히 추정되며, 사용 면의 전분 분석 결과 도토리 견과류 곡물의 전분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기존 사냥 및 어로와 함께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먹거리가 좀 더 풍요롭게 변화해 갔음이 짐작된다.
갈돌과 갈판은 식생활 외에도 중요한 정보를 유추할 수 있는 유물이다. 갈돌과 갈판은 석부 석촉 지석 등의 도구들과 비교하여 무게가 무겁고 부피가 커서 들고 이동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갈돌과 갈판의 등장과 본격적인 사용은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이동성 감소와 연관된다. 즉,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정착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기도 하다.
오늘도 주방에서 ‘위이이잉’ 믹서기 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처럼 다양한 얘기가 숨어있는 갈돌과 갈판은 형태만 다양하게 변화했을 뿐 오늘날까지 우리 식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천 년이 지났지만,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갈돌과 갈판을 사용하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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