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기싸움'서 역공…주도권 틀어쥐는 이재명

박정민 2023. 9. 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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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열흘 넘게 단식투쟁을 이어가면서도 검찰과의 기싸움에서도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대 정부·대 검찰 투쟁 병행을 두고 '내부결집 강화와 체포동의안' 부결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반전카드'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 조사와 함께 이 대표가 12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면서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내부결집도 강해지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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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 서명 관련 신경전…'사법적 대응'도 예고
열흘 넘게 단식투쟁…힘 받는 '내부결집·부결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로 단식 12일차를 맞았다. [사진=공동취재]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열흘 넘게 단식투쟁을 이어가면서도 검찰과의 기싸움에서도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대 정부·대 검찰 투쟁 병행을 두고 '내부결집 강화와 체포동의안' 부결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반전카드'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9일 수원지검에서 8시간가량의 소환조사를 받은 후 11일 검찰의 추가 조사(12일)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다만,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검찰권을 남용할 경우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사용해 대응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검찰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를 밝혔다.

◇'조사 서명' 추가 거부 가능성

이 대표는 9일 조사에서 '진술 누락'을 이유로 피의자 신문조서에 서명(날인)을 거부하며 검찰과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이 대표가 12일 추가 조사에 응하긴 했지만 검찰의 '정치 수사, 부당 수사'를 근거 삼아 다시 조서 서명을 거부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 대표가 날인을 거부할 경우 검찰조서는 증거로 쓸 수 없다.

법조인 출신의 한 민주당 관계자는 11일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조서 서명 거부는 검찰조사 시 (피고인의) 당연한 권리"라며 "검찰로서는 당황스럽겠지만 그만큼 수사가 무리하다는 방증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12일 검찰 조사에서도 부당한 점이 파악된다면 수사팀에 대한 사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며 검찰과의 전면전도 예고했다.

단식 12일차에 접어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 내 당대표실에서 단식투쟁 농성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검찰 조사와 함께 이 대표가 12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면서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내부결집도 강해지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박병석·김영주·설훈·안규백·노웅래 의원 등 민주당 중진 12명은 이날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박병석 의원은 "12일간 단식을 통해 이 대표 뜻이 국민들에게도 많이 인식되리라 생각된다"며 "이제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회복해야 여러가지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이 대표 지지자 일부는 국회에서 동조 삭발식도 예고했다.

◇"민주 의원들, 불만 안 생기겠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투쟁이 길어지면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론'도 힘을 받고 있다. 이날 이 대표를 찾은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의 단식에 정부·여당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 검찰은 수사를 계속하고 있는데 의원들도 (정부·여당·검찰에 대한) 불만이 안 생기겠느냐"며 "우리가 약속한 원칙(정당한 영장청구 시 불체포특권 포기)은 지키겠지만 '정당한 영장청구'라고 보지 않는 의원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진 안민석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단식 이전에 비해서는 분위기가 좀 바뀌었다"며 부결론이 탄력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이 대표 의중은 이미 그쪽(가결)으로 강하게 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론을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이 대표의 단식투쟁이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명지대 연구교수)는 통화에서 "당내 결집이 강해지는 부분도 있지만 비명(비이재명)계의 반발과 비판 강도를 낮추는 효과도 분명히 있다"며 "체포동의안 부결까지 안 가더라도 단식투쟁으로 인해 구속영장 청구 시기가 늦춰질 수 있는 등 당장의 관점에서는 이 대표가 남는 장사를 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검찰, 추석 전 영장 청구 가능성

검찰은 현재 금주 중 '쌍방울 대북송금'·'백현동 개발특혜' 의혹을 병합해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번 주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오는 18일 본회의에 보고되며 표결은 20일 또는 21일 본회의가 유력하다. 이 경우 추석 전 영장실질심사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면담을 마친 뒤 누워있다. [사진=공동취재]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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