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꼼수, 결국 은메달에 그친 운명 '2016년 데쟈뷰'

김현희 2023. 9. 1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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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소름 끼칠 정도로 똑같은 상황이다.

2016년에는 타이완에서 아시아 선수권 대회가 열렸다.

다행히 중국에 콜드게임 승리하며 동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지만, 2016년 대회는 아시아 선수권 역사상 최악의 대회로 기록될 만큼 철저하게 타이완의 우승을 목표로 설계됐다.

대회 속성은 달랐지만, 2016년과 2023년 모두 '일본 금메달-타이완 은메달-대한민국 동메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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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과 2023년, 타이완 우승 놓친 일화
세계 청소년 선수권에서 대표팀은 갖은 악재를 이겨내고 3위에 올랐다. 사진=WBSC 제공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이 정도면 소름 끼칠 정도로 똑같은 상황이다.

지난 10일 종료된 제31회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는 일본의 우승으로 끝이 났다. 타이완이 홈에서 열리는 경기에 스스로 우승하려고 갖은 편법을 쓰면서 타국에 대한 배려는 전혀 하지 않은 모습이 그대로 경기 결과에 반영됐다.

이번 대회를 통하여 "타이완은 더 이상 국제대회를 열지 말아야 한다."라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 선수가 지친 상황에서도 추가 예비일 편성과 선수단에 대한 지원 없이 대회를 강행한 WBSC도 크게 할 말은 없다.

그런데, 이번 대회는 지난 2016년 상황과 상당히 똑같은 패턴으로 진행됐다.

2016년에는 타이완에서 아시아 선수권 대회가 열렸다. 당시 전승으로 오프닝 라운드를 마친 대표팀은 슈퍼라운드에서 홈팀 타이완을 만났다. 당시 9회까지 5-5로 팽팽하게 진행된 상황에서 대표팀은 연장 승부치기까지 진행했다. 다행히 투 아웃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낸 상황이라 한 타자만 잡아내면 충분히 10회 말 공격에서 승리를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런데, 2루수 땅볼 타구를 1루수 이정후가 잡아 주자를 분명히 태그했으나, 당시 1루심은 이를 무시하고 세이프를 선언했다. 상당히 어이없는 장면. 이로 인하여 대표팀은 맥이 빠진 채 실점을 했고, 10회 말 1점을 뽑아내는 데 그치며 6-12로 패했다.

더 어이없는 것은 당시 1루심이 다음 날 오심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던 것. 결국 이 오심 하나로 인하여 대표팀은 일본전마저 1-3으로 패하며 3-4위 전으로 밀렸다. 다행히 중국에 콜드게임 승리하며 동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지만, 2016년 대회는 아시아 선수권 역사상 최악의 대회로 기록될 만큼 철저하게 타이완의 우승을 목표로 설계됐다. 그런데, 정작 타이완도 결승전에서 일본에 패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인과응보였다.

이번에도 같은 양상이었다. 홈팀이 야간 경기에 배치되어야 방송이나 입장 수입에서도 유리하다는 이유로 일정에 유리한점을 받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볼카운트를 두고 장난하는 심판진과 타이완 외의 팀은 '나몰라라' 하는 태도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오죽하면 타이완전/멕시코전을 본 일부 스카우트들이 "저 정도 볼카운트 판정이면, 프로팀이 와도 이기겠다. 너무한 것 아닌가?"라는 목소리를 내며 대표팀을 안타까운 눈으로 보기도 했다. 이영복 감독 역시 "멕시코전에서 또 다시 타이완전 심판이 나오더라. 정말 어렵게 경기를 했다. 다행히 (조)현민이가 스퀴즈를 성공하여 결승점을 냈지만, 그 정도로 짜내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MHN스포츠에 전달해 오기도 했다.

대회 속성은 달랐지만, 2016년과 2023년 모두 '일본 금메달-타이완 은메달-대한민국 동메달'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타이완의 꼼수와 WBSC의 방관으로 만들어 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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