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점 흐리기?" 김히어라, 오락가락 제보 전쟁 속 '학폭 공방'[TF초점] 

김샛별 2023. 9. 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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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 "대중의 '오해' 유도" vs 최초 보도 매체 "취재 과정 낱낱이 공개"

배우 김히어라를 둘러싼 학교 폭력 진실공방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달았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김히어라의 학폭(학교 폭력)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치열하다. 김히어라 측은 "연예인에 대한 잣대와 일반화 오류 프레임"을 탓하며 의혹을 부인하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계속된 반박에 논점까지 흐려졌다. 결국 학폭을 첫 보도한 디스패치는 입장을 번복한 최초 제보자들의 증언까지 공개하며 취재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소속사 그램엔터테인먼트와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11일 '김히어라의 학폭'을 두고 상반된 입장을 전했다. 반박에 재반박이 꼬리 물고 이어진, 말 그대로 점입가경이었다.

이번 사태는 지난 6일 디스패치가 김히어라의 일진설·학폭 의혹을 보도하며 시작됐다. 당시 디스패치는 김히어라의 동창생들의 공통된 주장을 인용해 그가 강원도 원주시 여자중학교 재학 시절 갈취·폭행·폭언 등으로 악명 높은 일진 모임 '빅상지' 멤버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김히어라 측은 김히어라가 빅상지 멤버였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해당 모임은 일진과 무관하며 학폭 가해 사실 또한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히어라 역시 자필편지를 통해 "과거에 착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미성숙했을 때를 인정한다"면서도 "아무 이유 없이 누군가에게 가해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배우 김히어라 소속사 그램엔터테인먼트와 디스패치가 '학폭 의혹'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램 엔터테인먼트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김히어라를 옹호하는 반박글이 급속도로 제기됐다. 일진이긴 했지만, '착한' 일진이었으며 때때로 일진들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는 등 학폭과는 무관하다는 취지였다. 훈훈한 우정을 바탕으로 김히어라와 소속사 입장에 힘이 실리며 학폭 의혹도 벗겨지는 듯했다.

그러자 디스패치는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당초 제보자 12명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최초 제보자 4명이 아니어도 일관된 피해를 제보한 이들의 증언을 내세웠다. 뿐만 아니라 같은 날, 김히어라와 학폭 피해를 주장한 H 씨와의 녹취록도 공개했다. 김히어라가 H 씨를 폭행했음을 인정한 사실과 사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김히어라 소속사는 다시 한번 학폭을 부인했다. 심지어 녹취록 전체 공개라는 강수까지 뒀다. '악의적인 편집'이라는 주장까지 덧붙이며 "학폭 가해가 아닌 개인 간의 다툼에서 벌어진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소속사의 강수는 자충수가 됐다. 당초 공개됐던 '폭행 인정'과 이에 대한 사과는 전체적인 맥락으로 살펴봐도 악의적인 편집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었다.

최초 제보자였던 A, B의 입장 번복은 진흙탕 싸움의 서막을 알렸다. 두 사람은 다른 매체를 통해 오해가 풀렸으며, 당시 확실하지 않은 허위 사실을 제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피해자라고 알려진 H가 오히려 학폭 가해자였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김히어라의 학폭·일진 의혹으로 시작됐던 논란은 어느새 일진 간의 싸움으로 논점이 흐려졌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김히어라가 학폭 의혹을 부인했다. /넷플릭스

소속사는 11일 재차 입장을 밝히며 "다툼만 있어도 일진, 학폭이라는 연예인에 대한 잣대"라고 억울함을 강조했다. 또한 디스패치에 관해 "사실과 달리 제보자의 말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보도했음은 물론, 소속사와 아티스트를 배려했다는 말을 더해 '괘씸죄' 적용하는 듯한 뉘앙스를 전하고 보도의 정당성을 합리화하고자 했다"고 호소했다.

오히려 디스패치를 비난하기도 했다. 교묘한 기사를 통해 대중이 김히어라를 '오해'하게 유도했다는 것. 또한 소속 관계자 대동 없이 매체를 방문해 의혹 사실을 소명한 김히어라를 회유 및 강권했다는 주장이다.

비슷한 시각 디스패치는 입장을 번복했던 최초 제보자들의 증언을 공개하고 5월부터 이어진 취재 과정을 공개했다. 6시간 넘게 이어진 A의 제보, 김히어라와 제보자들 사이를 중재하려고 했던 노력, B의 거짓 인터뷰 등은 단번에 사태를 뒤집었다.

대개 연예인의 학폭 논란이 터지면 진흙탕 싸움이 예견되곤 한다. 과거의 일을 기억에 기대 증언하거나 반박해야 하기에 입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확실한 건 '논점'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점이다. 김히어라의 학폭 의혹은 이미 흐려질 대로 흐려졌다. 그 안에서 제대로 된 진위여부가 가려질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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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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