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슬슬 오를 때 됐나”…일본은행 매파 발언에 금리 껑충
엔화값 반등 한때 145엔대
하루새 1.8엔 이상 급등
내년초 마이너스 종료 전망도
앞서 우에다 총재는 지난 9일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 시점에 대해 “현재는 도저히 결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라면서도 “임금 인상을 동반한 물가 상승이 지속된다는 확신이 들면 해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으로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할 것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우에다 총재의 발언 이후 처음으로 열린 시장에서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8일 종가(0.65%) 대비 0.055%포인트 올랐다. 이는 일본은행이 장단기 금리조작(YCC) 정책 일부를 수정한 직후인 지난 7월 31일 이래 가장 큰 폭이다. 단기금리가 상승하면 장기금리 역시 상승하는 구조여서 마이너스 금리가 해제될 경우 장기 채권 금리 역시 뛸수밖에 없다.
엔화값도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최근 달러당 147엔 후반대에서 움직이며 10개월래 최저치를 경신하던 엔화값은 이날 오후 145엔 후반대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일본 은행의 금융완화 고수에 따라 그간 심화되던 엔저현상에 급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일본은행이 디플레이션 타개와 경기 부양을 위해 2016년 이후 7년 넘게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1년 4개월째 목표치인 2%를 넘어서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요미우리에 “마이너스 금리 종식 여부 결정을 위해 연말까지 충분한 정보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에다 총재는 공식적으로는 물가 목표 실현까지 아직 거리가 있어 금융 완화 정책을 계속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JP 모건의 야마와키 타카후미 채권조사부장은 이날 우에다 총재의 발언에 대해 “시장에서 매파적이라는 해석이 많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우에다 총재 등의 발언을 종합적으로 해석했을 때 마이너스 금리해제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익일물금리 스왑(OIS) 시장에서는 이미 내년 1월 단기금리가 소폭 플러스로 인상될 것으로 내다 본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일본 금융정보업체 QUICK이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서 일본은행이 추후 정책을 변경할 시기로 내년 춘투 직후인 “4~6월”로 보는 응답이 29%로 가장 많았다. “내년 1~3월”로 보는 응답도 26%나 됐다. 일본은행의 정책 심의위원 중에서 가장 긴축에 우호적인 매파로 분류되는 일본은행 출신 타무라 나오키 위원은 일본은행이 내세운 물가 목표 달성의 성패를 판단하는 시기로 내년 1~3월을 꼽기도 했다.
마이너스 금리 해제시 실제로 장기 금리가 어느 정도까지 상승할 것인가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즈호 증권은 일본은행이 YCC정책 철폐 반년 뒤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경우 장기금리가 0.87%, YCC 철폐와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동시에 진행 할 경우 1.27%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일본 시중 은행 일부에서는 내년 1월 마이너스 금리가 해제돼 장기금리가 1%까지 오르는 상황을 상정한 시뮬레이션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달 여만에 가장 높은 장기 금리 상승폭에도 불구하고 일본 은행은 11일 임시 국채 매입 조치를 보류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이후로는 임시 국채 매입 조치를 실시하지 않고있다. JP모건은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저에 대해 갖고 있는 위기 인식이 생각 이상으로 큰것 같다”고 평가했다.
우에다 총재의 발언 여파로 일본 은행주들은 급등세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일본 3대 대형은행 미쓰이 쓰미토모, 미쓰비시 UFJ, 미즈호 그룹 모두 금리인상이 이들 기업의 대출 수익을 증대 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에 4% 이상 상승했다. 일본 주요 은행들의 종합 주가 지수인 토픽스 뱅크 지수도 약 4.7% 급등하면서 지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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