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진짜가'] 막장에 연기력 논란까지... 안타까운 '쪽박'
설득력 없는 이야기에 시청자들 '외면'
'진짜가 나타났다'가 해피 엔딩을 맞이하면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그러나 장기 방영에도 쏟아지는 혹평을 지우지 못하면서 KBS 주말극 쇠퇴에 박차를 가하는 장치가 됐다.
지난 10일 KBS2 '진짜가 나타났다' 마지막 회가 방송됐다. '진짜가 나타났다'는 배 속 아기 '진짜'를 둘러싼 미혼모와 비혼남의 가짜 계약 로맨스와 임신, 출산, 육아를 겪는 가족의 좌충우돌 성장기 드라마다.
이날 모두가 예상했듯 오연두(백진희)와 공태경(안재현)은 모두의 축복 속에서 부부가 됐다. 오연두는 과거에 자신이 살았던 공태경 가족의 집에 다시 들어오겠다고 선언했다. 하늘과 함께 돌아오겠다는 오연두를 향해 은금실(강부자)은 두 팔 벌리고 환영했다. 이후 공태경과 오연두는 두 어머니의 눈물 속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장세진(차주영)은 장호(김창완)의 병환을 뒤늦게 알게 됐다. 미국으로 떠나려던 순간 장호는 장세진 앞에서 쓰러졌다. 응급실에서 눈을 뜬 장호는 장세진에게 앞길을 막지 않겠다면서 미국으로 가라고 부탁했고 장세진은 "이제 안 돌아올 것"이라고 말하며 비행기에 떠났다.
1년 후 김준하(정의제)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공태경을 만난 김준하는 친양자 입양 동의서를 건네며 하늘을 포기했다. 이후 가족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하늘은 공태경을 "아빠"라고 불렀고 모두의 미소를 자아냈다.
시대에 뒤떨어진 이야기
작품을 1회부터 50회까지 천천히 보다 보면 조용한 의구심이 든다. 이 인물이 2023년에 방송되는 드라마의 주연이 맞는가. 특히 백진희가 맡은 오연두는 백치미로 포장하기에는 너무 어리숙하다. 잘나가는 학원 강사 설정인데 앞뒤 생각하지 않고 일을 저지른다. '진짜가 나타났다'의 이야기는 오연두가 오래 만난 남자친구 김준하의 아이를 임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김준하가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를 낳는다. 여주인공은 구시대적인 특징을 모두 모아놓은 집합체다.
최근 주체적으로 인생을 개척하는 여성 캐릭터, 여성 서사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진짜가 나타났다'는 확실히 시대와 동떨어져 있다. '잔혹한 인턴'은 여성이 임신과 출산으로 겪는 경력단절을 그렸고 '남남'은 새로운 형태의 모성을 다뤘다. 이처럼 수많은 작품들이 여성의 결혼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내놓고 있는 반면 '진짜가 나타났다'는 지나치게 수동적인 인물을 주인공으로 세웠다.
극 초반에는 오연두가 미혼모로서 자립하는 과정이 담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돌연 결혼을 선택하면서 의아함이 짙어졌다. 신데렐라처럼 여주인공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산부인과 의사 공태경도 한심한 것은 마찬가지다. 공태경은 무려 그룹 비서실장과 정략결혼을 하게 되는데 가족극이라는 것이 잠시 잊혀질 만큼 막장과 치정극에 가깝다.
KBS 주말드라마는 조금씩 진보하고 있다. '신사와 아가씨' '삼남매가 용감하게' 등 캔디형 여주인공에서 자립하고 남성에게 기대지 않는 독립적인 여성, 또 커리어를 쌓고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는 인물들을 주로 그렸다. 그런 점에서 '진짜가 나타났다'의 시청률 참패가 설득력을 갖는 것이다. 주로 20%대 후반과 30%대를 오갔던 KBS 주말드라마들은 이제 20%대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도 부족한 스토리를 부각시키는 장치가 됐다. 백진희 안재현은 전형적 연기를 했고 인물을 더욱 평면적으로 만들었다. 시청자들이 캐릭터에 이입하지 못하니 이들을 둘러싼 이야기에 애정을 갖기도 어려웠다. 젊은 배우들의 밋밋한 연기 때문인지 극 중간 등장하는 강부자가 반갑기까지 했다. 차주영은 '더 글로리' 이후 '진짜가 나타났다'로 인기를 이어가려 했으나 오히려 매력이 반감돼 더 좋은 차기작을 찾아야 할 듯하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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