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가서 배 타는 여수 거문도 주민들…왜?
[KBS 광주] [앵커]
주민 2천 명이 살고 있는 여수 거문도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열흘 넘게 중단됐습니다.
해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선사의 경영난이 가장 큰 원인인데, 대체 선박은 내일에나 투입될 전망입니다.
보도에 최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버스 한 대가 고흥 녹동항에 도착합니다.
승객은 대부분 여수 거문도 주민들..
집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새벽 5시 여수에서 셔틀버스로 고흥까지 온 겁니다.
주민들은 배표를 사서 다시 거문도로 향하는 선박에 오릅니다.
여수항에서 거문도를 오가는 여객선인 파라다이스호 운항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박윤난/여수 거문도 주민 : "아침에 잠을 3시 반에 일어나 가지고 준비해 가지고 녹동까지 와서 녹동에서 거문도를 간다는 게 보통 일입니까."]
여수-거문 항로 운항이 중단된 건 지난달 31일부터입니다.
대체 선박도 투입되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생필품을 실어나르는 것은 물론 병원에 가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이강배/여수시 거문도 이장 : "병원에서 약을 수급해와야 합니다. 그분들이 아직 (약을) 수급을 못 받고 있고 섬 주민의 이동권을 가지고 갑질을 하고 있는 겁니다."]
운항이 중단된 이유는 선사의 경영난 때문입니다.
여수-거문항로는 국가보조항로로 운항결손액을 보전해줍니다.
하지만 해수부는 해당 선사가 보조금 지급 요건을 어겼다고 판단해 올 상반기 적자를 보전하지 않았고, 재정난이 더욱 심화된 겁니다.
[김대현/선박회사 총괄본부장 : "수익도 안 나는 노선에 선 투자를 해서 이렇게 하고 있는데 그걸 보상을 안 해주면 선사는 무슨 돈으로 기름을 부으며 무슨 돈으로 직원 급여를 주며..."]
여수시와 해수청이 올 들어 다른 여객선사도 공모하고 있지만 기존 항로가 중단을 반복할 경우 주민 불편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백진수/여수지방해양수산청 선원해사안전과장 : "(공모에) 들어온 업체 중에서 건실한 사업자가 선정될 수 있도록 저희가 노력을 하겠습니다."]
선사 측은 기존 선박인 파라다이스 호는 선령이 거의 다 돼 더 이상 운항하지 않을 방침이고, 내일부터 대체 선박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혜진입니다.
촬영기자:김종윤·김선오
최혜진 기자 (jo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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