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의 길 따라 걷다 꿈을 이뤘다” 펑산산 이어 중국 선수 두 번째로 세계 1위 예약한 인뤄닝
1년 만에 파죽지세로 정상 등극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면
감독님과 더 많은 시간 보낼 것”
2002년생 신예 인뤄닝(중국)이 여자골프 세계 1위를 예약했다. 중국선수가 여자골프 세계 정상에 오르는 것은 펑산산 이후 두 번째다.
인뤄닝은 11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켄우드CC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에서 3위(14언더파 274타)를 차지했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고 전날 공동 8위에서 5계단 오른 그는 연장에서 찰리 헐(잉글랜드)을 꺾고 우승한 이민지(16언더파 272타·호주)에 2타 모자랐지만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는 4위 이내 진입 목표를 달성했다.
LPGA 투어 신인이던 지난해 이맘때 세계 400위 밖에 있었던 인뤄닝은 올 시즌 무섭게 도약했다. 올초 세계 146위로 출발해 지난 4월 디오 임플란트 LA 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을 거둔 그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최근에는 5개 대회 중 4차례나 3위를 차지하는 상승세로 마침내 ‘골프여왕’에 올랐다. 지난주 포틀랜드 클래식 공동 3위로 세계 4위에서 두 계단 뛴 인뤄닝은 최근 3연속 3위로 세계 1위 릴리아 부(미국)마저 끌어내렸다.
인뤄닝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마지막 홀에서 리더보드를 보고 3위면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경기 전부터 세계 1위가 되기 위한 조건을 잘 알고 있었고, 보기 없는 라운드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인뤄닝은 이로써 2017년 11월부터 23주간 세계 1위를 지킨 펑산산에 이어 중국선수로는 두 번째로 여자골프 정상을 밟았다. 펑산산은 LPGA 투어에서 통산 10승(메이저 1승)을 거두고 은퇴한 후 현재 중국 국가대표 감독을 맡고 있다.
“지금은 아무 생각이 나지 않고, 공식 발표로 내 이름이 세계 1위에 오른 이후에 뭐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 인뤄닝은 “세계 1위는 우상인 펑산산의 길을 따라걷는 내게 큰 도약이다. 꿈이 이뤄진 것”이라며 기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중국대표로 출전하는 인뤄닝은 “아직 펑산산과 많은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지만, 중국으로 돌아가 국가대표팀에서 그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윈난성 쿤밍 출신으로 열 살 때부터 골프를 시작한 그는 아마추어 시절인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단체전 동메달을 땄고, 2020년 중국여자프로골프에 데뷔한 후 세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해 기네스 기록에 올랐다. 2021년 말 LPGA Q시리즈를 통과해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활약해왔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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