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없어서”…은행 돌며 사랑의 모금함 훔쳐
[KBS 제주] [앵커]
은행을 찾다보면, 창구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자며 놓인 사랑의 모금함, 한 번쯤 보셨을 텐데요.
은행을 돌며 이 사랑의 모금함만을 훔친 4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생활비가 없었다는 게 이유입니다.
고민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은행 안에서 가방을 들고 서성이는 한 여성, 직원이 없는 상담 창구 한 편에 놓인 무언가를 짚더니 가방에 넣고 자리를 뜹니다.
이 여성은 또 다른 은행 CCTV에서도 포착됩니다.
은행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사이, 정수기 옆에 있는 무언가를 가방에 넣고 사라집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작은 '사랑의 모금함'입니다.
제주지역 은행 3곳을 돌며 사랑의 모금함에 있던 현금 20만 원을 훔친 4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훔쳐 쓰고 남은 돈을 자신의 계좌에 입금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은행을 다시 찾았다가 덜미가 잡힌 겁니다.
[피해 은행 직원 : "훔친 돈을 입금하러 오셨고, 저희 여직원분이 인상착의를 보고 '전산 장애가 좀 있으니 조금 기다려달라' 시간을 좀 벌어놓기 위해서 말씀을 드리고..."]
경찰 조사 결과 이 여성은 다른 지역에서도 여러 절도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에 제주에 온 이 여성은 기초생활수급비가 끊기며 생활비가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정효/제주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제주로 내려와서 살 곳이 없어서 찜질방 등을 전전하다가 생활비가 부족하니까 비교적 관리가 소홀한 모금함을 훔치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 여성을 특가법상 절도 혐의로 입건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길 예정입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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