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경계령에 금융권, ‘50년 주담대’ 줄이고 문턱은 높여

이병훈 2023. 9. 1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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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 원인으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지목하자 금융권이 일제히 눈치 보기에 들어가며 상품을 거둬들이고 있다.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중 2곳이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판매 중단을 결정했고, 보험사도 일제히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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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급증 원인으로 지목에
NH·하나銀, 최장 만기 40년 제한
보험사도 9월 초부터 판매 중단
주담대 몰리는 인뱅… 두 달 새 2조↑
토스도 2024년 관련 상품 출시 예상
금융당국, 대출 심사 등 현장 점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 원인으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지목하자 금융권이 일제히 눈치 보기에 들어가며 상품을 거둬들이고 있다.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중 2곳이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판매 중단을 결정했고, 보험사도 일제히 문을 닫았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주담대 수요가 쏠리자 현장 점검에 나서는 등, 금융권을 향한 당국의 눈총은 계속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에 이어 하나은행도 오는 14일부터 현행 주담대 최장 만기를 40년으로 제한한다고 밝히면서 5대 시중은행 중 50년 주담대를 취급하는 은행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세 곳만 남게 됐다.

금융감독원 등 당국이 급증하는 가계부채 원인으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회피 목적의 50년 주담대를 지목하자 은행권이 잇따라 자진해 판매를 거둬들인 것이다. 당국은 지난달 말 은행의 대출 담당 임원을 불러모아 50년 주담대의 DSR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적용하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산정 만기를 축소하면 대출 가능 한도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이에 하나은행은 7월 초부터 해당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2개월여 만에 다시 만기를 축소했다. NH농협은행도 7월5일부터 50년 만기 주담대를 2조원 특판 형식으로 출시했으나 2개월도 채 되지 않은 지난달 말 판매를 종료했다. IBK기업은행도 지난 8일부터 해당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보험사에서도 이달 초 한화생명에 이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취급 중단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50년 주담대를 판매하는 보험사는 사라졌다.

다른 시중은행도 50년 만기 주담대에 자체 조건을 내걸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당국의 요청을 받은 지난 1일부터 해당 상품의 산정 만기를 40년으로 제한했다. 신한은행은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해 출시 시점부터 만 34세 나이 제한을 뒀다. 우리은행은 아무런 제약 없이 50년 주담대를 이용할 수 있으나, 은행권 움직임에 맞춰 관련 검토에 들어갔다.

50년 주담대를 취급 중인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요청에 맞춰 일부 제한을 둔 상태로 50년 주담대 상품을 판매 중”이라며 “앞으로 당국의 구체적인 행정 지도가 있을 경우 따를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으로 주담대 수요가 몰리자 이와 관련해서도 가계대출 현장 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양정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8월 말 주담대 잔액은 23조3829억원으로 2개월 전(21조158억원) 대비 11.3% 늘었다. 이 기간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이 0.7% 늘어난 것에 비하면 급격한 증가세다. 5대 시중은행 대비 최대 0.5%포인트 이상 금리가 낮아 대환대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최근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출시한 토스뱅크도 내년에 주담대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돼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비중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금감원은 인터넷은행이 폭발적으로 주담대를 늘리는 과정에서 비대면 여신 심사가 소홀히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절차를 살펴보고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50년 주담대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도 점검 중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6일 “주담대의 무분별한 집중과 쏠림이 인터넷은행 제도와 과연 합치하는지에 대해선 좀 비판적인 시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병훈·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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