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종섭 탄핵은 국민의 명령” vs 국힘 “국민 명령은 이재명 탄핵”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국민의 명령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탄핵'"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장관을 해임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 8일 의원총회를 열어 채모 해병대 상병 사건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또한 윤 대통령을 향해 이 장관의 즉각 해임을 촉구하며 수용하지 않을 경우,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이 장관이 해임되지 않은 것에 대해 "진실을 밝히려 한 해병대 수사단장을 탄압한 것도 모자라, 국민의 명령에 항명한 것"이라며 "지난주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법을 어기고 부당하게 수사에 개입한 사실이 낱낱이 드러났는데도, 대통령이 위법한 행위를 서슴지 않은 장관을 해임하지 않은 것은 수사 외압이 대통령 지시였음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장관 탄핵이 안보 공백이라며, 또다시 국민 겁박에만 앞장선다. 제발 집권당답게 국민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며 "사병 생명도 지키지 못하고, 진실마저 은폐하는 장관을 감싸는 게 집권여당이 할 도리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이 대표는 "수사 보고서 결재를 확신을 갖고 한 게 아니라고 말하는 장관, 사병 안전은 나 몰라라 구명조끼도 없이 급류에 들어가게 한 사단장, 지금 대한민국 안보 공백을 누가 초래하고 있느냐"며 "국방부 장관 탄핵은 진상규명의 끝이 아닌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탄핵을 시작으로, 특검을 통해 이번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겠다"며 "진실 앞에 성역이 있을 수 없다.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국민이 바라시는 철저한 진상 규명을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날 오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 장관이 한 시도 비울 수 없는 우리나라의 국가안보 현실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정치권이 오랫동안 해외 순방, 외교활동 기간에는 정쟁을 삼가는 미덕이 있었다"면서도 "그럼에도 해외순방 기간에 해임을 요구하고 귀국하자마자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번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으로 안전을 총괄하는 주무장관이 167일간 공백이 있어 기간 중 수해나 많은 재난이 있었다"며 "국정운영에도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국방부 장관은 행안부 장관보다 더 특수성이 있는 자리다. 한순간도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되는 자리"라며 민주당의 탄핵 주장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군에 있는 게 아니고 경찰에 이첩해서 수사를 시작하고 있는 단계"라며 "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것 자체가 국정운영 발목을 잡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표가 단식 쇼 와중에도 습관성 국방부 장관 탄핵을 주장했다"며 "윤 대통령의 국방부 장관 교체를 이 대표의 탄핵 주장 때문인 것으로 주장하고 싶은 정신 승리의 모습도 보인다"고 밝혔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제 막 경찰 수사가 시작돼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들만의 회로를 돌리며 '탄핵'을 주장하는 것도 해괴하다"면서 "중대 범죄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으면서도 차마 제1야당 대표라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의 무책임과 몰염치로 일관하는 이 대표가 탄핵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나"라고 비꼬았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미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막무가내 탄핵으로 5개월 넘는 행정 공백을 초래할 걸 보면서도 이제는 안보 공백이 불 보듯 뻔한 국방부 장관 탄핵까지 들고나오는 이 대표를 보면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말이 하나 틀린 것도 없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군을 이끄는 국방부 장관이 사라지면 제일 좋아할 사람은 당연히 연일 우리를 향해 위협과 도발을 일삼고 있는 북한"이라며 "유일 분단국가라는 현실조차 망각한 채 되레 주적이 좋아할 일을 앞장서서 하겠다는 민주당이 과연 대한민국 정당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오늘 이 대표는 국방부 장관 탄핵을 이야기하며 '국민의 명령' 운운했다"며 "허황된 단식 쇼일랑 집어치우고 당장 길거리에 나가보라. 국민의 명령은 제 할 일 안 하며 가짜뉴스와 습관적 탄핵을 외치는 민주당을 심판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보다 검찰과 법원을 더 들락거리는 제1야당 대표를 국민께서는 더 이상 보기 싫어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기어코 국방부 장관 탄핵을 시도하려는 민주당, 그로 인한 책임과 피해는 오롯이 민주당이 질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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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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