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도 못한 '왕자영요·몽삼국2'…아시안게임 종목 채택에 '와글와글'
배한님 기자 2023. 9. 11. 22:00
오는 23일 개최를 앞둔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e스포츠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지만, 세부 종목 선택과 관련해 개최국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적용됐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7개 종목 중 2개 종목이 사실상 중국 내수용 게임이기 때문이다.
항저우 아시안 게임 e스포츠 부문 세부 종목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 League of Legends) △배틀그라운드 모바일(Peace Elite Asian Games Version) △피파 온라인 4(EA SPORTS FC ONLINE) △스트리트 파이터 V(Street Fighter V: Champion Edition) △왕자영요(Arena of Valor Asian Games Version) △몽삼국2(Dream Three Kingdoms 2) △도타2(DOTA 2) 총 7개다. 개막식 다음 날인 오는 24일 오전 왕자영요를 시작으로 e스포츠 종목은 10월2일 저녁 도타2 결승전까지 총 9일간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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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전체가 참가하는 대회인데…중화권에서만 인기인 '왕자영요'·'몽삼국2'가 정식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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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회를 열흘 여 앞둔 지금까지도 세부 종목 선정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왕자영요와 몽삼국2가 중화권 외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게임이기 때문이다. 특히 몽삼국2의 경우 예선에서부터 단 7개 국가(아시안 게임 전체 참가국 45개)만 참가할 정도로 중화권에 집중된 게임이다. 한국에서는 서비스된 이력조차 없다.
왕자영요는 몽삼국2보다 인지도가 높은 편이지만, 이 역시 중국 내수용 게임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글로벌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data.ai(구 앱애니)에 따르면 왕자영요는 지난 상반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벌어들인 게임이지만, 매출의 약 95%가 중국에서 나왔다. 왕자영요 한국 프로 리그는 흥행 부진으로 이미 해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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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선정 논란 재발 막아야…"e스포츠 발전 위해 글로벌 표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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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는 글로벌 스포츠 경기에서 e스포츠가 자리 잡으려면 종목 선정의 기준 등 국제 표준이 세워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각 e스포츠 세부 종목에는 IP(지식재산권) 소유주라는 이해관계자가 명확히 존재하는데, 이에 영향을 받으면 e스포츠 행사의 '공신력'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블리자드의 중국 철수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스포츠 부문에서 인기 종목이었던 '하스스톤'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제외됐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몽삼국2나 왕자영요도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e스포츠 국제 표준화 작업에 한국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한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는 지난달 17일 열린 게임문화포럼에서 "지속가능한 e스포츠 산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필요하다"며 "중국이나 중동 등이 e스포츠 글로벌 표준화 작업을 준비하는데, 우리나라도 e스포츠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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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국은 e스포츠 강국…LoL·피파4 금메달 기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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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종목 선정에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한국은 금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e스포츠 강국이다. 한국이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종목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피파 온라인 4 △스트리트 파이터 V 4가지 종목이다.
가장 주목받는 종목은 'LoL'이다. LoL에서는 전 세계 프로게이머 중 가장 많은 수상 경력을 가진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주장으로 류민석·박재혁·서진혁·정지훈·최우제 총 6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금메달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종목은 '피파 온라인4'다. 피파 온라인4에서는 곽준혁·박기영 선수가 출전한다.
한국 IP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서는 박상철 선수를 주장으로 권순빈·김동현·김성현·최영재 선수가 출전한다. 단 이번 대회에서는 배틀그라운드의 핵심인 '사격' 요소가 제외돼 어느 팀이 우승할지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V에는 연제길·김관우 선수가 국가대표팀 멤버로 선정됐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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