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김정은 방러 공식 발표 "푸틴이 초청…정상회담 진행"(종합2보)
"북러 대표단 협상, 필요시 일대일 회담"…동방경제포럼과 별도로 만날 듯
(블라디보스토크·서울=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윤종석 김지헌 기자 =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청에 의해 곧 러시아를 방문하게 된다"고 11일 보도했다.
통신은 "방문 기간 김정은 동지께서 푸틴 동지와 상봉하시고 회담을 진행하시게 된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이날 브리핑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수일 내(in coming days) 러시아에 찾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부터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이달 중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진 가운데 양측이 이를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그간 크렘린궁은 공식 발표 직전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김 위원장의 방러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노 코멘트'로 대응해왔고, 북한도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었다.
조선중앙통신과 크렘린궁은 김정은 위원장의 출발 시간과 도착 예정 시간, 회담 일자와 장소 등 자세한 방러 일정은 밝히지 않았으며, 보도 시점은 한국 시간 오후 8시, 모스크바 시간 오후 2시를 조금 넘긴 때로 맞췄다.
김정은의 전용 열차가 러시아를 향해 출발했다는 소식은 앞서 이날 오후부터 한국 정부 관계자 등을 통해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열차는 지난 10일 오후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이 "곧 러시아를 방문하게 된다"고 표현한 점으로 볼 때 김정은은 보도 시점에 아직 북러 국경을 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은 이날 심야 또는 12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고 12일이나 13일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날 경우 2019년 4월 25일 북러 정상회담 이후 4년 5개월 만에 같은 도시에서 재회하게 된다.
2019년 회담 당시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는 4월 24일 새벽 평양을 떠나 북러 국경 인근 러시아 하산역을 거쳐 당일 오후 6시께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평양에서 하산까지는 약 1천㎞, 하산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약 200㎞ 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장소로는 블라디보스토크가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현재 이 도시에서 진행 중인 동방경제포럼(EEF) 행사 틀 안에서는 열리지 않을 예정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EEF 기간에 김 위원장을 만나느냐'는 러시아 매체 RTVI의 질문에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접촉은 EEF에서 계획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매체 RBC와 인터뷰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EEF를 계기로 일련의 비공개 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회담 형식으로 기자들 질문에 답하면서 "(북러) 대표단 회담이 있고, 필요할 경우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일대일 회담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먼저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루스키섬 극동연방대에서 진행 중인 EEF 행사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이틀간 극동 지방 개발과 문화·교육에 관한 회의에 참석하고, 12일에는 본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볼 때 푸틴 대통령이 동방경제포럼 전체 회의 참석 뒤 극동연방대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김 위원장과 회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블라디보스토크 내에서 자리를 옮겨 회담할지, 다른 도시로 이동해 회담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EEF 행사의 '틀 안에서' 장궈칭 중국 부총리, 빠니 야토뚜 라오스 부주석과 회담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쓸 북한의 재래식 무기, 북한이 비대칭 전력 확보에 투입할 러시아의 첨단 군사 기술을 교환하는 '무기 거래'가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외에 북한 외화벌이를 위해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을 늘리는 문제, 러시아의 대북 식량 수출 등 유엔의 대북 제재를 무력화할 수 있는 여러 사안이 다뤄질 수 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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