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아저씨 반대로 갑니다”... 안티 2차전지 ETF 출격
[왕개미연구소]
올해 국내 증시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2차전지 테마주 추락에 베팅하는 ETF(상장지수펀드)가 12일 출시된다. ETF란, 여러 주식 종목을 담아서 분산 투자하는 상품으로, 일반 주식처럼 상장되어 실시간으로 거래된다.
KB자산운용은 11일 2차전지 테마주가 하락하면 수익을 얻는 ‘KBSTAR 2차전지 TOP10 인버스 ETF’를 12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인버스 ETF는 특정 지수나 종목의 주가가 떨어져야 수익을 얻는데, 이번에 나오는 신상품은 2차전지 종목들이 하락해야 수익이 난다. 국내 증시에서 특정 업종에 대한 인버스 ETF가 상장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새로 나오는 ‘안티 2차전지 ETF’가 담는 탑10 종목은 삼성SDI, 에코프로,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SK이노베이션, 엘앤에프, POSCO홀딩스, 코스모신소재, SK아이이테크놀로지다. 종목별 투자 비중은 전부 다른데, 삼성SDI와 에코프로,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15%씩 차지해 큰 편이다.
여의도 증권가는 2차전지 업종이 미래를 이끌 신산업인 것은 맞지만, 실적 대비 성장성이 과도하게 선반영되면서 주가가 단기 급등했다고 보고 있다. 2차전지 관련주의 주가 정상화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2차전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 수요도 생길 것이란 시각도 늘어났다.
이달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빅2 종목은 2차전지 관련주(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다.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는 11일 전날보다 4% 하락한 98만원에 마감하면서 100만원 밑으로 주저 앉았다. 이날 주가는 지난 7월 26일 기록한 장중 최고가(153만9000원)와 비교하면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에코프로의 올해 상승률은 791%로 압도적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승률은 34%에 그쳤다. 에코프로 자회사이자 코스닥 시총 1위인 에코프로비엠 역시 올해 상승률이 210%에 달한다.
2차전지 주가 급등에는 ‘배터리 아저씨’인 박순혁 작가의 영향력이 매우 컸다. 그는 유튜브 등에서 확보한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에코프로 등 2차전지 상승장을 예측해 개인 투자자들의 투심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11일 박씨가 여의도의 한 투자일임업체 운용본부장과 2차전지 업체인 금양의 IR 담당을 겸직해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한편, 2차전지 인버스 ETF 투자가 성공할 것인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앞서 내로라하는 다수의 헤지펀드들이 2차전지 주식들을 공매도(주가 하락에 베팅)했지만 주가가 계속 올라서 오히려 쓴맛만 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2차전지 과잉 공급이 명확해지고 있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를 벼르는 트럼프의 지지율 상승 등을 감안하면 2차전지 모멘텀은 예전에 비해 한풀 꺾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결속력도 대단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 투자로는 누가 이길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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