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이번엔 자녀들 해외 재산신고 누락 의혹
수년간 관보에 공개 안 해
이 “청문 과정서 상세 소명”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61·사진)가 자녀의 해외 재산 신고를 수년간 빠뜨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1일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09년 관보에 처음 재산을 공개한 때부터 미국에 장기간 거주한 아들과 딸의 현지 계좌 내역을 신고하지 않았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판사는 매년 자신과 가족 재산을 신고해야 한다.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은 관보를 통해 재산을 공개해야 한다.
이 후보자의 장남 A씨는 미국에 있는 투자은행 리와이어 시큐리티 유한회사에서 2014년 8월부터 2018년 2월까지 근무했다. 이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임명동의안 자료를 보면 A씨의 기본 연봉은 약 8만5000달러였고, 2018년엔 1만5000달러 상당 보너스를 추가로 받았다.
A씨는 3년6개월간 약 3억5000만원에 달하는 근로소득을 현지 계좌로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나, 이 후보자는 해당 기간 A씨의 해외 계좌를 재산으로 신고하지 않았다. A씨는 2007~2014년 미국 대학에 재학했지만 해당 기간 체류 자격 유지·학비 및 생활비 명목으로 사용했을 현지 은행 계좌도 관보에 공개된 적이 없다.
유명 첼리스트로 알려진 장녀 B씨도 2002년부터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해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브뤼셀 필하모닉, 베르겐 필하모닉 등 해외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 수입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장녀 B씨는 현재 미국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그러나 이번 청문회를 앞두고 지난달 29일 국회에 제출한 공직후보자 재산변동 사항 신고서에 처음으로 B씨의 해외 계좌 잔액(CITI은행 91만원, PNC은행 2200만원)을 신고했다. 서 의원은 “이번에 신고한 외국 계좌를 이전부터 보유하고 있었을 수 있고, 이에 따라 장기간 재산 신고에서 외국 계좌를 누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 측은 “자녀들이 해외에 체류하는 동안 독립적으로 생계를 영위해 재산 신고와 관련된 사실관계 파악에 제한이 있었다”며 “추후 청문 과정에서 상세한 설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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