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멘 레이드에서 '사멸 클래스' 괜찮을까?
"저희랑 내기하죠. 카멘 레이드 4관문 1주일 안에 성공할 수 없을 겁니다. 성공하면 선물을 드리고 개발진은 성취감을 얻겠습니다"
금강선 스마일게이트RPG 로스트아크 총괄 디렉터가 카멘 레이드 난이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이자 최강 군단장인 만큼 결코 만만치 않을 거란 평가다. 개발진도 그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다고 당부했다.
유저들은 공략 시간 내내 절망을 느낄 거라는 금 디렉터의 자신감을 기대감으로 받아쳤다. 하지만 웅장한 카멘 레이드 트레일러를 보며 걱정으로 가득 찬 유저들도 있다.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사멸 클래스 유저들이다.
사멸 클래스는 백, 헤드 어택을 적중시켜야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다. 블레이드, 리퍼, 인파이터, 스트라이커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들은 기믹뿐만 아니라 포지션 선정도 신경 써야 한다. 난이도가 어려우면 포지션을 선정하는 것부터 난관에 봉착한다.
사멸 클래스 문제를 나열하면 물리적으로 백, 헤드 어택 포지션에 위치할 수 없는 경우, 백, 헤드 어택 포지션에 위치했을 시 위험성이 높은 상황, 적의 시선이 순간적으로 전환될 경우, 백 어택 주력 클래스가 파티에 다수 있을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로스트아크는 액션 비중이 높아 다른 MMORPG처럼 역할군이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딜러, 서포터가 전부다. 워로드, 디스트로이어가 도발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보스에게는 통하지 않으며 어그로도 자신에게 고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다. 결국 사멸 클래스가 최상의 화력을 발휘하려면 실력과 함께 운도 뒤따라야 한다.
가장 문제는 백, 헤드 어택 포지션을 물리적으로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 비아키스, 아브렐슈드 등 인간형 보스가 외곽에 붙어있으면 리퍼, 블레이드처럼 적을 뛰어넘는 기술이 없는 이상 백어택 포지션으로 이동조차 불가능하다.
여기에 아브렐슈드 6관문처럼 낙사 위험이 있는 지형에서 보스가 외곽에 위치하면 낙사 위험을 감수하고 포지션을 잡아야 한다.
카멘 레이드 트레일러로 공개된 3관문 지역을 보면 낙사 기믹이 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카멘 레이드는 단체 기믹 난이도보다 패턴 난이도를 대폭 끌어올렸다고 강조한 전재학 스마일게이트RPG 로스트아크 수석팀장 코멘트를 미뤄보면 사멸 클래스에게 더 불리할 가능성이 높다.
사멸 세트를 아무 대책 없이 당장 삭제하기도 어렵다. 사멸 세트뿐만 아니라 각인, 팔찌 옵션 등 여러 스펙 옵션 변경안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멸 클래스 전용 각인인 기습의 대가와 결투의 대가 각인은 특정 스킬에만 적용되고 지정된 포지션에서만 공격해야 발동되는 만큼 다른 각인에 비해 대미지 상승률이 높다.
해당 각인들의 편의성을 끌어올리면 대미지 상승치를 낮춰야 한다. 주력 스킬 대미지 수치가 낮아지는 것을 원하지 않은 유저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변경안을 적용하면 클래스 밸런스도 다시 조정해야 한다.
팔찌 옵션 '기습'과 '결투'도 마찬가지다. 사멸 클래스에게는 기습과 결투가 유효 옵션이다. 팔찌에서 유효 옵션이 최상급으로 나올 확률은 극히 낮다. 유효 옵션 5개 팔찌를 획득할 기대값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멸 클래스 문제를 근본적으로 수정하려면 팔찌 옵션 대안책도 내놓을 필요가 있다. 확률형 아이템이라 옵션의 가치까지 책정해야 하므로 섣불리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물론 공략이 배포되고 패턴에 익숙해지면 사멸 클래스도 원활하게 성공할 수 있다. 일각에선 사멸 클래스가 활동하기 편한 레이드를 거론한다. 레이드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일리아칸 추가 패턴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는 극히 드문 사례다.
카멘 레이드 클리어 이벤트 '더 퍼스트'는 사멸 캐릭터의 걱정을 가중시켰다. 스마일게이트는 카멘 레이드에서 이례적으로 클리어 순위 경쟁 이벤트를 예고했다. 1~10번째로 공략을 성공한 공격대에게 각 순위에 맞는 스페셜 보상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공략이 배포되지 않은 트라이 단계에서는 사멸 클래스가 포지션 선정에 제한이 없는 클래스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 로스트아크는 파이널판타지14처럼 클래스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없다.
추가 밸런스 패치 또한 10월 예정이라 퍼스트 클리어 목표로 둔 유저들 사이에선 사멸 클래스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10월 밸런스 패치에서 사멸 클래스 개선안이 적용될 거란 보장도 없다.
사멸 클래스 유저들은 "아무 조치 없이 더 퍼스트 이벤트를 내놓으면 사멸 클래스한테 너무 불리한 것 아니냐", "유틸성 부족한 사멸 클래스들은 파티 입장 또 힘들겠다", "카멘 레이드 플레이 영상 보고 체념했다", "한참 전에 제기된 문제인데 아직도 해결을 안 하다니" 등 불만을 표했다.
카멘 쇼케이스에서 대안책이 발표될까 기대를 모았지만 금 디렉터는 결국 사멸 클래스에 대한 대안책을 내놓지 못했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레이드 난이도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멸 클래스 이용자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카멘 레이드에서는 아쉽게도 유의미한 해결책을 찾아내지 못했지만 오래전부터 제기된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만큼 조속한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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