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시신 옆에서 발견된 20개월 아이…출산 기록조차 없어
전주에서는 어린 아이 곁에서 4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숨진 여성은 위기가구 대상에 꼽혔지만 공무원과 연락이 닿지 않아 지원을 받지 못했고, 아이는 출생 신고가 안 된 미등록 아동이었습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골목에 소방차가 도착하고, 구급대원이 집에 들어갈 준비를 합니다.
'사람은 안 보이고 개 짖는 소리만 들린다'는 신고가 있었습니다.
부패한 40대 여성의 시신, 그 옆에 쓰러진 20개월 남자 아이가 발견됐습니다.
1차 부검 결과 사인은 '동맥경화'로, 여러 지병을 앓은 걸로 보입니다.
아이는 오래 굶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두 모자의 상황을 잘 몰랐습니다.
[이웃 주민 : (아이를) 어린이집을 보낸다거나 그러잖아요. 근데 그분은 나오는 거를 몇 번 봤는데도 얘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병원에서 회복 중인 아이, 출생 신고가 안 된 이른바 '그림자 아동'이었습니다.
출산 기록마저 없어, 지난 7월 미등록 아동 전수조사 때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도움의 손길을 건넬 기회가 아주 없었던 건 아닙니다.
2021년에 이어 지난 7월에도 건강보험료와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을 체납해 위기가구 명단에 올랐습니다.
이후 4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못 만났습니다.
[전북 전주시 서신동 주민센터 관계자/ : 전화번호는 확실히 통화한 것은 사실인데… {통화를 했어요?} 통화는 못 했죠. 안 받으셨어… 앞에서 기다리고 만나려고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거죠.]
이 주민센터 공무원 1명이 확인해야 할 위기가구만 550명이라는 겁니다.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에 아직 인력도 제도도 너무나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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