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전국 유일 도심 속 석탄발전소…대구 주민들 "매연 고통"
석탄 화력 발전소, 전국에 60여개가 있는데 유일하게 도심에 있는 지역이 있습니다. 바로 대구 서구입니다.
발전소 근처에 초등학교와 아파트까지 있어 주민들은 매캐한 매연 때문에 살 수 없다고 호소하는데, 밀착카메라 정인아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굴뚝 2개가 높이 솟아 있습니다.
옆엔 유연탄 보일러들이 있습니다.
대구 서구에 있는 석탄화력발전소입니다.
지금은 밤 10시 반이 넘었습니다.
제 뒤엔 (열병합)발전소가 있는데요.
조금 전 굴뚝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나더니 연기를 내뿜다가 멈췄습니다.
발전소 안엔 불이 켜져 있습니다.
밤새도록 발전소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대구 서구 주민 : 아침에 여기로 출근하려고 나오면 막 (매연이) 높이 솟아서 막 양쪽에서 뿜어내고. 날 흐리면요, 이렇게 높이 솟아서 올라가지 않고 이렇게 (옆으로) 퍼져요. 가라앉으면서 올라가기 때문에 냄새가 다 퍼져요.]
일상 생활이 힘들 정도입니다.
[서상미/대구 비산동 : 일단 저도 창문 절대 안 열거든요. 매캐하고 좀 숨쉬기 힘들고 함부로 그렇게 하지 않죠. 당연히 여력이 되면 이사를 나가려고 하죠, 대부분 이 동네 분들은.]
석탄화력발전소 굴뚝에서 불과 700미터 떨어진 곳엔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바로 뒤엔 아파트가 있습니다. 발전소 굴뚝에서 나온 연기는 바람을 타고 이곳까지 옵니다.
1년 내내 짙은 미세먼지를 마시는 것과 같습니다.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발전소 매연은) 미세먼지의 주원료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 것들이 우리 일상 속에 호흡이나 생활에 작용을 하게 되겠죠. 빨리 연탄을 LNG라도 전환하는 것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시급한 방안이다.]
도심에 이렇게 발전소가 있는건 세계 최대 규모인 대구의 염색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발전소 뿐 아니라 산업단지에서 나오는 매연도 상당합니다.
지난 2018년 기준 염색산업단지에서 배출한 대기오염물질은 대구 전체의 9.8%를 차지했습니다.
탄소 배출량도 대구 전체의 8.6%에 해당하는 80만톤이었습니다.
발전소 연료를 지금 유연탄에서 LNG로 바꾸면 조금 나아질 수 있지만 걸림돌이 있습니다.
[대구시 관계자 : 유연탄에서 LNG로 보일러를 교체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연료비가 아마 석탄보다는 비쌉니다. 그러면 또 업계 의논도 같이 협의도 해야 되는 그런 부분도 있고.]
산업단지를 아예 외곽으로 옮기는 방안도 있지만 이제 막 검토를 시작한 정도입니다.
매연과 악취는 이제 주민들에겐 일상이 되었습니다. 산업단지를 옮겨도 공장에서 유해물질이 나오는건 달라지지 않습니다. 낡은 설비를 바꾸고 유해물질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나설 때입니다.
(작가 : 강은혜 / VJ : 김원섭 / 영상디자인 : 송민지 / 인턴기자 : 김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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