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키스’ 발뺌하던 남자의 최후…“모든 직 사퇴할 것”
스페인 축구협회장 결국 물러나
2030년 월드 유치 악영향에
유럽축구연맹 부회장도 내려놔
마초 문화 끝낼 계기될지 관심
루비알레스 회장은 11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사직서를 현재 스페인 축구협회 회장대행에게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럽축구연맹(UEFA) 부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지난달 여자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우승한후 시상대에 오른 선수 헤니페르 에르모소를 끌어안고 입맞춤했다. 상당히 과격한 느낌을 주는 이 돌발 키스 장면은 SNS를 타고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져나갔고 스페인 마초문화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확대됐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의 동의를 얻은 행위였다’고 주장했지만, 에르모소는 이를 부인했다.
결국 루비알레스 회장은 FIFA로부터 90일 직무 정지 징계를 받았고, 스페인 검찰은 성범죄 여부를 두고 예비 수사를 벌이는 중이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키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전 세계 스포츠계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지만 ‘버티기’로 일관하다 이날 처음 사퇴 의사를 밝혔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진실이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키스가 에르모소의 동의를 얻은 행위였다는 입장을 바꾸지는 않았다.
한편 이번 사건이 스페인 ‘마초 문화’를 바꾸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루비알레스 회장의 사임 소식을 전하며 “스페인 스포츠계에서 이 같은 마초 문화는 고질적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최근 경질된 호르헤 빌다 스페인 여자 대표팀 감독은 이전부터 강압적 지도 방식으로 선수들 반발을 샀다. 또 선수들은 3년 전까지만 해도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동안 자정 전까지는 호텔 객실 문을 잠글 수 없었다고 한다.
스페인 축구 저널리스트 기옘 발라게는 스페인 언론과 사회가 그간 이런 사안에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스페인은) 이제야 (스포츠계에) 여성을 부차적 존재로 취급하는 조직적 분위기가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발라게는 “월드컵이 (변화의) 촉매제가 될 거라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촉발된 일들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욜란다 디아스 부총리 겸 노동부 장관은 스포츠계에 만연했던 남성 우월주의가 루비알레스의 행위를 통해 최악의 형태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스페인 여성들은 지난달 말 마드리드 시내에서 가두시위에 나서 여성 인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발라게는 “중장기적으로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사회정치적 쓰나미였다”고 평가했다.
스페인 여자 축구 리그 기획·전략 담당 페드로 말라비아는 “이는 우리가 원하는 축구는 어떤 축구인지, 누가 회장을 선출하는지, 스포츠에서 여성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관한 문제”라면서 “적절한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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