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12일째···“건강 회복 힘써달라” 중단 권유 이어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12일차인 11일 그의 천막 농성장에는 건강 문제를 우려해 단식 중단을 권유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당 중진 의원들과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농성장을 찾았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배우자 권양숙 여사는 전화 통화로 염려의 뜻을 전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단은 이날 오전 11시쯤 이 대표를 격려하기 위해 국회 본청 앞 단식장을 찾았다. 6선 박병석 의원을 비롯해 5선 설훈·안민석 의원, 4선 김상희·김영주·김태년·노웅래·안규백·우상호·윤호중·이인영·정성호 의원, 3선 윤후덕 의원 등 총 13명이 참석했다. 박 의원은 “단식을 통해 이미 국민들에게 대표 뜻이 많이 전달됐을 것”이라며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박 의원은 “건강을 회복해 다시 정비해나가는 것이 효과적인 대응 방법”이라는 것이 중진 의원들의 뜻임을 전했다. 박 의원은 정부·여당에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를 지켜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중진 의원단의 단식 중단 요청에 “잘 새기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그 마음 감사드린다. 하지만 정권의 관심은 폭력적 권력 행사 그 자체에 있고 민생, 경제, 평화에 전혀 관심이 없다. 이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야당이 하는 일도 제한적”이라면서 단식을 중단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정부를 겨냥해 “반대하는 세력은 공산당으로 몰거나 전체주의 세력으로 모는데 이 생각이야말로 전체주의”라고 지적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이 대표를 찾아 “윤석열 정권 폭정에 맞서 싸우려면 건강 회복하셔야 한다”면서 단식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이 대표 옆에 앉은 박 전 비대위원장은 눈물을 보였고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같이 싸우겠다고 말하려고 왔으니까 대표님 그만해 달라”면서 “건강회복에 힘써 달라. 그래서 같이 윤석열 정권에 맞서서 함께 긴 호흡으로 싸워나가 달라”고 당부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가) 너무 수척해지셔서 짠한 맘에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권양숙 여사와 통화를 했다. 권 여사는 “단식이라는 극한 상황에 오로지 건강이 너무 걱정된다”면서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권 여사는 “오로지 건강부터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며 “아직은 괜찮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래 전 노무현 대통령님 제사 때 마지막 잔을 올릴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것 잊지 않고 있다”면서 “전화도 주시고 신경도 써주시니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거니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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