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가마솥 '아이디어만 4백 가지'
[뉴스데스크]
◀ 앵커 ▶
지금 보시는 건 충북 괴산에서 5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만든 초대형 가마솥인데요.
당초 계획했던 기네스북 등재도 실패하고 활용도도 적어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지자체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방안을 묻고 나섰는데 '팝콘을 튀기자', '노천탕으로 쓰자', 수백 개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고 합니다.
정재영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05년 괴산 군민 전체가 한솥밥을 먹고 화합하자는 뜻으로 만든 초대형 가마솥.
군민 성금과 군 예산까지 5억 6천만 원이 투입됐는데 옥수수를 삶거나 팥죽을 끓이는 등 제 기능을 한 건 딱 3년뿐입니다.
바닥이 너무 두껍고 열전달이 고르지 않아 솥으로 적합하지 않았던 겁니다.
세계 최대가 아니어서 기네스북 등재도 실패한 가마솥은 한때 관광객들이 돈을 넣고 소원을 비는 용도로 쓰기도 했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쓸모없는 솥을 관리하는데 매년 1천만 원이 들자 괴산군은 6년 전, 솥 안쪽에 페인트를 바르고 뚜껑을 닫아버렸습니다.
[정미훈/괴산군 문화체육관광과장] "(가마솥으로 쓰려면) 들기름으로 한 달이나 두 달에 한 번씩 전체를 칠해줘야 되는데 비용이 연 1천만 원 정도씩 발생하는…"
지금은 관람 자체가 금지돼 사실상 방치돼 있는데요.
수억 원을 들인 가마솥은 이렇게 동네 그늘막 역할만 하고 있습니다.
쓰임새를 찾기 위해 충청북도가 상금을 걸고 진행한 공모에는 전국에서 약 4백 가지 아이디어가 쏟아졌습니다.
'팝콘을 튀기자', '어항으로 쓰자', '노천탕으로 활용하자'등 다양했는데 이중 18가지가 뽑혀 국민 투표에 부쳐졌습니다.
발효 저장용기나 타임캡슐 활용, 솥뚜껑 낚시와 가마솥 테마 포장마차 거리 조성, 녹여서 기념품용 미니 가마솥 제작, 실패 박물관 등이 예선을 통과했습니다.
[이수현/충청북도 농업정책과장] "(내·외부) 전문가들이 모여서 논의를 할 거고요. 거기서는 창의성과 현실적으로 실현이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서 검토를 해서…"
이달 중 심사가 끝나면 곧 새로운 활용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어떤 안으로 결정하든 추가 예산 투입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정재영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준(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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