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술주 하락에 베팅…그래도 엔비디아·테슬라는 '줍줍'[서학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서학개미들이 9월 첫 주 미국 증시에서 2주째 순매수를 이어갔지만 규모는 줄었다.
게다가 직전주와 마찬가지로 엔비디아와 테슬라에 대한 순매수는 지속했지만 기술주 하락에 강하게 베팅하는 3배 인버스 펀드에 대한 순매수를 늘려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약화되는 모습이었다.
기술주 상승시 3배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 펀드는 대거 순매도했다. 증시 전반적인 방향성에 대해 비관론이 우세를 보이며 서학개미들이 신중해졌음을 알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월30일부터 9월5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에서 4000만달러 가까운 3959만달러를 순매수했다.(결제일 기준 9월 4~8일)
이는 직전주의 순매수 규모인 1억7222만달러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직전주에는 매물 공백으로 순매수 규모가 커졌지만 지난 8월30일~9월5일 사이에는 기술주 3배 레버리지 펀드가 대거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순매수 규모가 줄었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거의 변동이 없다가 6~8일 3일간 0.9%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이 기간 동안 0.5% 올랐으나 6~8일 3일간 1.8% 떨어졌다.
순매수의 질적인 측면도 비관적으로 변했다.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ETF(SQQQ)가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서학개미들은 SOXS를 3696만달러, SQQQ를 2875만달러 각각 순매수했다.
ICE 반도체지수를 그대로 따르는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 ETF(SOXX)는 지난 8월1일 535.64까지 올랐다가 8월17일에 478.12로 10.7% 하락했다. 이후 9월1일 512.00까지 7.1% 반등한 뒤 약세로 돌아섰다.
서학개미들은 SOXX가 500선을 회복한 지난 8월23~29일 주간부터 SOXS를 2주 연속 순매수하며 반도체주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SQQQ는 간만에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서학개미들이 대형 기술주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형 기술주 중에서도 엔비디아와 테슬라, 애플에 대해서는 순매수가 이어졌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를 4451만달러 순매수하며 3주째 순매수 상위 1위에 올려 놓았다. 테슬라와 애플은 각각 2877만달러와 2059만달러 순매수하며 2주 연속 매수 우위를 지속했다.
하지만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엔비디아와 애플은 각각 6.1%, 테슬라는 3.1% 하락했다. 지난 6일 중국이 중앙정부 공무원들에게 업무용으로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애플을 비롯해 중국 비중이 높은 기술주들이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이외에 장기 국채 가격이 올라갈 때 3배 수익을 얻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국채 불 3배 ETF(TMF)가 2303만달러 매수 우위로 간만에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테슬라의 주가 수익률을 추종하되 테슬라 콜옵션을 매도해 월 배당금을 지급하는 일드맥스 테슬라 옵션 인컴 전략 ETF(TSLY)는 1715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5주 연속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올랐다.
TSLY처럼 배당 매력이 높은 부동산 리츠인 리얼티 인컴 코프(O)와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도 1407만달러와 824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배당 성향이 높은 코카콜라가 1029만달러 순매수된 것도 눈에 띈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8월30일~9월5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이다.
서학개미들은 SOXL을 9005만달러 순매도했다. ICE 반도체지수가 지난 1일 단기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자 손실 확대를 우려하며 서둘러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이다. 마찬가지로 나스닥지수의 하락세를 예상하고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TQQQ를 4495만달러 순매도했다.
S&P500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SPDR S&P ETF 트러스트(SPY)도 1595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 8월 말 증시가 잠시 반등한 틈을 타서 주식 포지션을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 8월23일까지 3주 연속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던 양자컴퓨터 회사인 아이온큐에 대해서는 2327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빅테크주인 알파벳 클래스A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서도 각각 1216만달러와 851만달러, 494만달러 순매도를 이어갔다.
지난 8월25일부터 상승세를 지속한 인텔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832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인텔은 지난 8월25일부터 9월7일까지 9거래일 연속 오르며 17.1% 급등했다. 인텔은 지난 8일에는 10거래일만에 0.4% 하락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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