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학대' 기준 모호…"'학부모·학생 기분상해법'이라 불린다"
비슷한 일을 겪은 교사들, 적지 않습니다. 저희가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서적 학대'란 모호한 조항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학부모나 학생 기분에 따라 '정서적 학대'가 될 수 있어 아동학대방지법이 아니라 기분상해법으로까지 불린다고 호소했는데, 최하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2년 전 경찰 수사를 받았습니다.
반말하는 학생을 꾸짖은게 학대라는 신고 때문입니다.
[A씨/초등학교 교사 : 몸에 아무 감각이 없어지고 눈앞이 깜깜해지고…공황 증상이 온 것 같다고 해서 약물치료를 하기도 했어요.]
가정법원에서 불처분 결정을 받기까지, 반년 넘게 혼자 싸웠습니다.
숨진 대전 교사 사건처럼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학대 의견을 냈습니다.
[A씨/초등학교 교사 : 선생님이 억울하고 많이 힘들다는건 알지만 문제가 있는 거로 올리겠습니다 이렇게 말씀을]
재판까지 갔단 이유만으로 교육청으로부터 '주의' 징계도 받았습니다.
정서적 학대라는 모호한 조항이 문젭니다.
[조재범/경기 보라초 교사 : 자조적으로 현장에서는 이런 말도 씁니다. 아동학대 방지법이 아니라 '학부모 학생 기분상해법'이라고…]
이걸 악용한 신고가 이어지고, 수사와 재판이 시작되면 일상은 그대로 무너집니다.
[조재범/경기 보라초 교사 : 거의 생업을 포기하다시피 하고 올인해야 하니까 그거 자체로 커다란 형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젠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최경아/인천 해원중 학부모회장 : 결과만 딱 보고 '어디 내 애를?' 이런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학부모들한테도 좀 더 교육을 시켜야 한다 생각해요.]
당정은 내일 아동학대 특별법을 포함한 교권 관련 법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배장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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