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시즌2' 없었다… 여론은 침착, 정부는 과학적 설명 노력 [日 오염수 1차 방류 종료]

조병욱 2023. 9. 1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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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광우병 사태와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는 달랐다.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오염수 관련 브리핑에서 대형마트 3사의 수산물 매출액과 수산 외식업 매출 등을 설명한 뒤 "방류 전보다 오히려 부산물 배출량이 늘어난 것으로 볼 때 소비량이 간접적으로 늘어났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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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정부 과제는
2008년처럼 큰 혼란·소비 감소 없어
국민 74% “오염수 해로울 것” 응답
해수부, 수산물 할인예산 640억 편성
전경련, 추석 맞이 소비 촉진 캠페인
국조실 “2차방류 전에도 일일브리핑”
15년 전 광우병 사태와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는 달랐다. 여론은 침착했고, 정부는 과학적 설명에 주력했다. 과거와 같은 큰 혼란이나 소비 감소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여전히 국민들의 불안감은 잦아들지 않은 만큼 이를 해결하는 것은 정부의 과제로 남았다.
“국민께 특이사항 신속히 전달”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왼쪽)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오염수 방류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방류가 진행되지 않는 기간에도 2차 방류 및 전문가 파견 준비 상황, 누설 감시기 작동과 같은 특이사항에 대해 일일 브리핑을 통해 신속히 전달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국조실에 따르면 이번 방류 기간 오염수와 바닷물이 희석되는 설비인 해수배관헤더에서 채취된 시료의 삼중수소 농도는 ℓ당 142∼220㏃(베크렐) 사이에서 유지되어 배출 목표치인 ℓ당 1500㏃을 밑돌았다. 방사선 감시기 측정 결과 희석용 해수 취수구(6.3∼11.0cps), 상류수조(4.8∼5.8cps), 오염수 이송펌프(4.7∼5.9cps)에서도 큰 변동이 없었다.

우려했던 수산물 소비량 감소 등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국민들의 불안 여론은 여전했다.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오염수 관련 브리핑에서 대형마트 3사의 수산물 매출액과 수산 외식업 매출 등을 설명한 뒤 “방류 전보다 오히려 부산물 배출량이 늘어난 것으로 볼 때 소비량이 간접적으로 늘어났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4개 여론조사 기관의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인식을 물은 결과 ‘해로울 것’이라는 응답이 74%로 해롭지 않을 것(21%)이라는 응답을 크게 앞섰다.
구내식당서 수산물 먹는 류진 회장 류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구내식당에서 수산물로 구성된 메뉴로 임직원들과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전경련은 CJ프레시웨이와 이날부터 일주일 동안 수산물 메뉴를 제공하는 ‘수산물 안심 소비 캠페인’을 진행한다.  전경련 제공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국민의 심리적 불안이 여론조사에는 나타나지만 수산물 소비 감소 등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단계인 것 같다”며 “정치권이 처음부터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 여론이 분열된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는 50차례 이상 브리핑으로 과학적 설명을 하고 있지만 불안이 쉽게 잦아들지 않는 만큼 정부와 정치권이 지혜를 모아 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산업계 직접 지원으로 대응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제로페이·환급 등을 포함한 수산물 상생 할인 예산으로 올해 640억원을 편성한 것은 물론, 기획재정부에 추가적인 예비비 편성을 요청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750억원 수준이던 수산물 정부 비축 예산을 올해 1750억원으로 두 배 늘리고 민간 수매 지원 예산도 1150억원을 운용 중이다.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이나 부산 자갈치시장 등 주요 수산물 시장에서 소비 촉진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경제계도 추석을 앞두고 우리 수산물의 안전함을 알리고 자금 여건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회원사에 서한을 보내 “우리 사회가 어려울 때일수록 기업이 앞장서야 한다”며 ‘추석맞이 우리 농수산물 소비 촉진 및 중소기업 상생협력’ 캠페인을 전개했다. 회원사들에게 △구내식당 단체급식에 우리 수산물 사용 △추석 명절 선물 시 우리 농수산물 구매 △추석 연휴 포함 가을에 농어촌으로 여행 △중소기업 협력사들에 대한 납품단가 조기 지급 등 4가지 실천 과제를 제안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임직원 100여명도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곳곳을 돌며 ‘다함께 행복한 추석 보내기’ 캠페인의 시작을 알렸다. 대한상의는 이날부터 일주일간 모든 직원들이 노량진을 방문해 최소 4000만원 이상의 수산물을 구입할 계획이다.

조병욱·이동수·채명준 기자, 도쿄=강구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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